경기도가 2018년부터 추진한 접경지역 빈집 정비사업이 방치된 공간을 주민 쉼터와 마을 명소로 바꾸며 주민 만족도와 생활환경 모두를 개선시키고 있다. 단순한 철거를 넘어 공동체 활성화와 문화·관광 자원으로 이어지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7년간 고양, 파주, 김포, 양주, 포천, 동두천, 연천 등 7개 시·군에서 500채가 넘는 빈집을 정비해 마을 정원, 공공주차장, 주민 편의시설 등으로 탈바꿈시켰다고 7일 밝혔다.
40억원 이상이 투입된 이번 사업은 접경지역의 주거 여건을 크게 개선했으며, 그 과정에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도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쓰임새를 찾지 못하던 기존 공간이 생활 인프라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사업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대표적 성과 사례 중 하나는 파주시 조리읍 뇌조1리다. 뇌조1리 마을 한가운데 흉물처럼 방치돼 있던 빈집이 철거된 뒤 주민들이 직접 나서 함께 가꾼 정원으로 거듭났다.
꽃과 나무가 가득한 공간은 주민 교류의 장이자 쉼터로 활용되며 마을회관과 어우러져 소통의 거점이 됐다. 특히 가수 임영웅이 이곳을 배경으로 영상을 촬영한 뒤 팬들 사이에서 ‘웅지순례지’라는 별칭으로 알려지며 외부 방문객까지 끌어들이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뇌조1리의 정비에는 860만원이 투입됐다.
연천군 청산면 초성1리 역시 주민들이 힘을 모아 빈집 문제를 해결한 사례다. 수년간 방치된 건물로 안전과 위생 문제가 불거지자, 마을 이장이 직접 연락 두절이던 소유주를 찾아내 협의를 이끌어냈고, 경기도와 연천군의 행정 지원이 맞물리며 철거가 가능해졌다.
주민들은 흉물스럽던 공간이 사라진 후 마음의 불안이 사라지고 마을이 한층 깨끗해졌다고 평가했다. 정비 과정에는 3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유기문 초성1리 이장은 “공동체적 기반이 문제 해결의 결정적 동력이 됐다”며 주민 중심 해결의 성과를 강조했다.
김상수 도 균형발전기획실장은 “빈집 정비는 단순히 건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 새로운 생활공간을 만들어가는 일”이라며 “접경지역 전역으로 사업을 넓혀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