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하이브리드 AI 전략 확대… 삼성의 가능성 다시 증명할 때”

입력 2025-09-07 11:40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이 현지시간 4일 독일 베를린 IFA 2025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이 오는 2030년까지 삼성전자 모든 업무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소비자 영역에서도 ‘국제가전박람회(IFA) 2025’에서 선보인 모바일과 가전, 영상 디스플레이 부문에서의 AI 기술을 확장해 ‘대중화’를 이뤄내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만의 독자 AI 모델 개발을 이어가는 동시에 구글 등 전략 파트너사와의 협력에도 적극 나서는 ‘하이브리드 AI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노 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IFA 2025 개막을 앞둔 독일 베를린에서 언론 간담회를 갖고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 AI로 일하고 성장하는 회사, ‘AI Driven Company’로 거듭나겠다”며 “우리 스스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증명할 때”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노 사장이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으로서 국내 언론과 처음으로 만난 자리다. 이원진 전략마케팅팀장(사장)과 용석우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 김철기 생활가전(DA)사업부장(부사장), 성일경 유럽총괄부사장, 임성택 한국총괄부사장 등이 배석했다.

노 사장은 회사 내부뿐 아니라 삼성전자 전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AI를 기반으로 한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IFA에서 삼성전자는 모바일 단말기에 탑재되는 갤럭시 AI에 영상 디스플레이의 ‘비전 AI’와 가전의 ‘비스포크 AI’를 더해 ‘AI 홈’ 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삼성의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채널 ‘TV 플러스’와 삼성헬스 등에도 AI 기능을 적용해 글로벌 선구자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안팎으로 AI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삼성만의 소비자용 AI 모델 개발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는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제품의 기능과 서비스에 강력한 AI를 빠르게 적용하는 것과 AI를 업무 과정에 도입해서 경쟁력을 올리는 것, 두 방향”이라고 답했다. 다만 자체 AI 모델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노 사장은 “작년에도 언급했듯이 내부 업무나 제품 일부에는 삼성전자 ‘가우스’ 생성형 AI 모델을 적용하고 있고, 발전도 거듭해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AI 플랫폼은 ‘하이브리드’의 성격이 짙다고 했다. 그는 “경험의 고도화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각각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며 “이들이 결합하면서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 삼성전자의 가우스 모델과 구글 등 AI 파트너사와의 협력까지, 모든 ‘경우의 수’ 조합을 고려해 고객에게 가장 나은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노 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55%가 감소하는 등 부진한 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다양한 자원에 투자해서 미래 성장에 대한 준비를 갖춰나가고 있기에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4분기에는 좀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기다려 주시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베를린=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