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홍명보호 축구 국가대표팀이 11년 만의 미국 평가전에서 두 골 차 완승을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 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전반 18분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의 선제골과 전반 43분 이동경(김천)의 추가골로 2-0 승리했다.
지난달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를 떠나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 진출한 손흥민은 후반 18분까지 뛰며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또 해외 태생 혼혈 선수로는 처음 남자 축구대표팀에 발탁된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 후반 19분 그라운드를 밟아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한국(FIFA 랭킹 23위)은 유럽파를 포함한 최정예 멤버로 9월 A매치 기간 내년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15위), 멕시코(13위)와 원정 평가전 2연전에 나섰다. 오는 10일 오전 10시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파크에선 멕시코와 대결을 이어간다.
2014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치른 평가전(0-2 한국 패) 이후 11년 7개월 만에 미국과 다시 만난 한국은 설욕에 성공했다.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스리백 전술을 실험 중인 홍명보호는 이날 미국을 상대로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세운 ‘손톱’ 전술을 택했다.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시절 은사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미국 대표팀은 크리스천 풀리식(AC밀란), 티모시 웨아(마르세유) 등으로 공격진을 꾸렸다.
한국은 전반 18분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았다. 상대 왼쪽 지역에서 이재성이 감각적인 패스를 찔러줬고, 상대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고 침투한 손흥민이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반격에 나선 미국은 전반 41분 티모시 웨아가 문전 혼전 중에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옆으로 흘렀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43분 추가골로 달아났다. 손흥민과 이재성이 이대일 패스로 미국의 수비 라인을 무너트렸고, 손흥민이 골키퍼를 제치며 내준 패스를 이동경이 왼발 뒤꿈치로 마무리했다.
미국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17분 교체카드 4장을 한꺼번에 시도하며 변화를 줬다. 크리스 리처즈, 알렉스 프리먼, 크리스티안 롤단, 폴라린 발로건이 들어갔다.
한국도 1분 뒤 손흥민과 함께 이동경, 김진규를 빼고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오현규(헹크), 카스트로프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김민재에게 넘긴 뒤 웃으며 벤치로 내려왔다.
전반보다 압박의 강도가 낮아진 한국은 추가 득점 기회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활로를 찾기 위해 한국은 후반 37분 설영우, 김주성을 빼고 미국에서 뛰는 정상빈(세인트루이스),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을 투입하며 수비 라인을 재정비했다.
2021년 6월 이후 약 4년 만에 A매치 복귀전을 치른 정상빈은 윙어가 아닌 윙백으로 나섰다. 후반 45분에는 오현규가 날카로운 헤더를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에 가로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막판엔 조현우가 잇따른 선방쇼로 한국을 위기에서 구했다. 문전에서 미국 공격수 발로건의 슈팅을 연속해서 쳐냈다. 결국 경기는 전반 두 골 차 리드를 잘 지켜낸 한국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