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우리 국민 구금에 항의… 300여명 체포 추정

입력 2025-09-05 18:38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ATF 애틀랜타 지부 엑스 캡처

정부가 미국 이민 당국의 현대차그룹-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단속에 관해 항의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 공장에서 450여명이 체포됐으며 우리 국민은 300여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5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현지시간 4일 목요일 미 조지아주에 소재한 우리 기업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단속했다”며 “그 과정에서 다수의 우리 국민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투자업체의 경제 활동과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우리의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외교부 등 유관부처에 대처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외신들은 미국 ICE와 국토안보수사국(HSI)가 조지아주 서배나 소재 HL-GA 배터리회사를 압수 수색했다고 보도했다. 이 배터리 공장에는 14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이중 450여명이 체포됐다고 전해졌다.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은 300여명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이 이들을 체포한 정확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애틀랜타 지부는 이날 엑스(X)에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 약 450여명의 불법 체류자를 체포했다”고 밝혀 비자, 체류 문제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전 통보나 이런 것들은 받지 않았다”며 “우리 기업의 경제활동과 우리 국민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주미대사관 총영사와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영사를 현장에 급파했다. 또 현지 공관을 중심으로 현장 대책반을 출범할 것을 지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업과 소통을 하고 총영사관 본부 차원에서 영사 조력과 변호인 리스트 제공, 영사 면담 등 부족함이 없도록 총력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