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중과 상연’ 눈물 쏟은 김고은…“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입력 2025-09-05 16:51
배우 김고은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너무 잔잔한가?’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깊이와 서사가 쌓이는 과정이 제 마음을 너무 움직였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서 은중 역을 맡은 배우 김고은은 5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출연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고은의 말처럼 작품은 잔잔하고도 차분하지만, 그 안에 진폭이 큰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담아낸다.

오는 12일 공개되는 ‘은중과 상연’은 세 번의 헤어짐 끝에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시 만나게 된 두 친구 은중(김고은)과 상연(박지연)의 10대부터 40대까지 질투와 동경을 오가는 시간을 따라가는 15부작 드라마다.

배우 김고은(왼쪽), 박지현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랑의 이해’ 등에서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 조영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 감독은 “30년 가까운 시절을 함께 보낸 두 친구의 이야기”라며 “한때는 동경했고 한때는 미워했던 은중과 상연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시간을 따라간다”고 소개했다.

은중은 어린 시절 가난했지만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매사에 밝고 당당하며 솔직한 인물이다. 김고은은 “은중은 가난을 부끄러워하지만 동시에 ‘난 가난해서 창피했어’라고 솔직히 말할 줄도 아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배우 김고은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상연은 유복한 집에서 자랐지만 내면에 상처가 많아 늘 은중을 부러워한다. 박지현은 “상연은 부족한 것 없이 자랐지만 솔직하지 못한 친구다. 말수도 적고 차가워 오해도 많이 산다”면서 “상연이 입장에서 연기하려 했다”고 전했다.

둘은 초등학교에서 만나 40대가 될 때까지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아역이 연기한 10대를 제외한 20~40대를 모두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부수적인 노력도 필요했다.

김고은은 “제가 어릴 때 어땠나 생각해보니 볼살이 좀 통통했더라. 20대의 느낌을 내기 위해 살을 좀 찌웠다”며 “40대 초반을 연기할 때는 너무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다. 외적인 변화보다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운이 변한다고 보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배우 박지현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극 중 두 친구는 점점 오해가 쌓이면서 멀어지지만, 40대에 말기 암에 걸린 상연이 조력사망을 결정하고 마지막 동행을 부탁하기 위해 은중을 찾으며 재회한다. 이 장면을 촬영하던 당시를 회상하던 김고은은 눈물이 터져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김고은은 “이 부분이 제 ‘눈물 버튼’이다. 그래서 더 소중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한 사람을 보내줘야 할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지현은 “연기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다양한 도서나 다큐멘터리를 보며 공부하기도 했다”며 “감히 내가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다. (김)고은 언니가 곁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에 최대한 몰입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