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대차·LG엔솔 공장서 불체자 단속… “한국인 포함 450명 체포”

입력 2025-09-05 16:28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불법체류자 단속 현장. 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애틀랜타 지부 X(옛 트위터) 캡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애틀랜타 지부는 이날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오늘 HSI, ICE,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 순찰대 등과 함께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체류자 약 450명을 체포했으며 이는 지역 사회 안전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이번 단속에 대해 “사법부 허가를 받아 집행한 작전”이라며 "우리는 불법 고용 행위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포된 인원 중에는 한국에서 출장을 간 직원 30명 이상(협력업체 직원 포함)과 현지에서 채용된 근로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출장 간 인원은 대부분 회의 참석이나 계약 등을 위한 비자인 B1비자나, 무비자인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채 현지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역시 ‘체류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단속의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임직원과 협력사 인원들의 안전과 신속한 구금해제를 위해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과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통역, 변호사 지원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포된 사람 중 상당수는 추가조사를 위해 조지아주 폭스턴에 위치한 ICE 시설로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ICE의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인원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HL-GA 배터리회사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 건설 현장에서의 활동과 관련해 관계 당국과 전적으로 협력 중”이라며 “당국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건설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강도 높은 불법체류자 단속 및 추방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다수 일하는 공장이나 농장 등을 급습해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체포한 뒤 수용 시설로 이송하고 있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