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10년간 뛰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회장으로 25년간 자리를 지켰던 대니얼 레비(63)가 전격 사임했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레비 회장이 이날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레비 회장은 구단을 통해 “경영진 및 모든 직원과 함께 이뤄온 업적이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이 구단을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는 세계적인 강호로 성장시켰다. 나아가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간 축구를 통해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행운을 누렸다”면서 “저를 응원해 주신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항상 순탄했던 여정은 아니었지만,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앞으로도 토트넘을 열정적으로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레비는 2001년 3월 토트넘 회장으로 임명된 뒤 역대 EPL 최장 기간 회장직을 맡아 왔다. 그의 부임 당시 EPL 중위권 팀이었던 토트넘은 이후 리그를 대표하는 빅 클럽으로 성장했다. 그의 재임 기간 토트넘은 5000만파운드(약 936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2019년에는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10억파운드를 투자한 최첨단 시설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홈구장을 이전했다.
하지만 평소 팀의 경쟁력 강화보다는 구단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데만 신경을 쓴다는 비판도 받았다.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무관에 그치다가 17년 만인 지난 시즌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우승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도 불만의 이유였다.
리그 20개 팀 중 17위로 마무리한 지난 시즌에는 경기장에서 레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팬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 1월 레스터 시티에 안방에서 1대 2로 졌을 때는 ‘우리의 경기는 영광에 관한 것이고, 레비의 경기는 탐욕에 관한 것이다’ ‘24년, 16명의 감독, 1개의 트로피-변화의 시간’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관중석에 내걸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