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추석 성수기에 ‘국민 식재료’ 계란값 더 오른다

입력 2025-09-05 06:00
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달걀을 살펴보고 있다. 권현구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폭염으로 인한 공급난과 명절 성수기 수요가 맞물리면서 ‘금계란’이라 불릴 만큼 비싸진 계란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가 발간한 농업관측 산란계 9월호에 따르면 이달 계란 산지가격은 특란 10구 기준 1900~1950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1년 전보다 최대 15.7%나 높은 수치다.

이미 지난 8월 특란 30구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7356원을 기록하며 202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계란 가격 급등의 주된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KREI는 산란계(알 낳는 닭)의 노령화와 기록적인 폭염 여파로 계란 생산량 자체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달 하루 평균 계란 생산량은 작년보다 1.1% 감소한 4900만개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이런 상황에서 추석을 맞아 계란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의 물가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대형마트 등과 협력해 할인 행사를 열 계획이지만, 산지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유통업계 담합 의혹 조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산란계협회가 이번 주 중 가격을 정상화하겠다고 해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치솟던 계란 가격은 추석 연휴가 지나야 안정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KREI는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오는 11월까지 6개월령 이상 사육 마릿수 감소로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또 명절 특수가 사라지면서 산지 가격이 1900원 선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