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이 4일 푸르메재단과 함께 장애인의 건강권 향상과 보호자들의 건강 유지를 위한 ‘장애 친화 건강검진의 날’을 가져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처음 개최된 장애 친화 건강검진은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종로장애인복지관 소속 장애인과 주 돌봄자인 가족 50여명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의료원은 예측이 어려운 장애인 검진의 안전성을 위해 수검 인원을 2회로 나누어 1차 27명에 대한 검진은 이날 시행했고, 나머지 21명은 오는 24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의료원은 프리미엄 건강검진 구역 전체를 비우고 장애인 검진객을 맞았다. 특히 자폐성 장애나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경우 채혈 및 내시경, 초음파 검사 등의 과정에서 놀라거나 두려워하는 상황에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일수 있어 이를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 등을 감안해 검진 계획을 세웠다.
또한 일반 검진객 보다 시간이 현저히 많이 걸리는 장애인 검진의 특성상 검진 차례가 늦어질 경우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방안, 그 외 장애인 단체 검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고심해 이번 검진의 날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진 항목은 신체 계측, 혈액 검사, 폐기능 검사, 위내시경 검사 등 일반 검진객들로부터 가장 높은 호응도의 항목들이 주로 시행됐으며 특히 장애인들이 제때 받기 힘든 암 관련 검진 항목도 다수 반영됐다. 이와 함께 수검자의 성별, 연령, 장애 유형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해 장애인들의 건강 문제를 조기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의 2023년도 장애인 건강보건통계에 따르면 사망 시 평균 연령이 자폐성 장애는 28.1세, 지적 장애는 57.8세로 전국민 평균 기대 수명 83.5세보다도 현저하게 낮다. 건강검진 수검률 또한 전 국민 평균 75.9% 대비 자폐성 장애 52.0%, 지적 장애 54.8% 수준으로 확인됐다.
장애인은 의료기관들의 장애 친화적 시설이나 접근성, 장비 측면 등 여러모로 건강검진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장애인 보호자의 경우 장애인 곁에서 항상 함께하기에 시간을 내어 검진을 받으러 가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현석 서울의료원장은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장애인은 물론 이들을 돌보는 가족의 필수적인 건강권도 우리 사회가 함께 지켜내야 할 중요한 책무”라며 “이번 장애 친화 건강검진의 날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의 건강권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병원 현장에서 장애인과 보호자의 건강 유지를 위한 진료와 검진 활성화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