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퀸 도전’이가영 “살떨리는 핀위치였지만 아이언샷이 좋았다”

입력 2025-09-04 16:09 수정 2025-09-04 18:11
4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북-서코스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쳐 선두권에 자리한 이가영이 10번 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2위에 자리한 노승희. KLPGA

5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자리한 문정민. KLPGA

‘가영동화’ 이가영(26·NNH투자증권)은 2019년에 K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3승을 거두고 있다. 올해도 지난 6월에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을 포함, 6차례 ‘톱10’ 입상으로 상금 순위 7위, 대상 포인트 11위에 자리하고 있다.

상금 순위만 놓고 본다면 현재까지는 데뷔 이후 커리어 하이다. 이가영의 상금 부문 개인 통산 최고 순위는 9위로 마감한 2022년 시즌이었다. 그 해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97전98기’로 감격의 생애 첫 승을 거두면서다.

그는 승수는 많지 않지만 매년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풀어야할 숙원이 하나 있다. 빠른 시일 내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이가영은 데뷔 이후 25개 메이저대회에 출전, 5개 대회에서 컷 탈락하고 ‘톱10’ 입상이 5차례 있다. 그 중 최고 성적은 2022년 크리스F&CKLPGA챔피언십 단독 2위와 2023년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도 공동 2위다.

그런 그가 생애 첫 ‘메이저 퀸’ 등극을 향해 힘찬 출발을 했다. 4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북-서코스(파72·6722야드)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우승 상금 2억7000만 원) 첫날 1라운드에서다.

그는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골라 잡아 역시 시즌 1승이 있는 노승희(24·요진건설)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리더보드 맨 윗자리는 5타를 줄인 문정민(23·덕신EPC)이 꿰찼다.

1번 홀(파5)에서 출발한 이가영은 4번 홀(파4)에서 1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것을 시작으로 7번(파3)과 9번 홀(파4)에서 한 타씩을 더 줄여 전반을 3언더로 마쳤다.

후반 들어 12번 홀(파4)에서도 두 번째샷을 홀 1.2m에 떨궈 버디를 추가했다. 이후에는 아이언샷 정확도가 전반에 비해 급격히 떨어져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6연속 파행진에 그쳤다.

라운드를 마친 뒤 이가영은 “오늘 샷 감이 좋아서 실수 없이 플레이 했다. 위기가 와도 파세이브로 마무리하면서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이가영은 100% 레귤러온에서 보듯 아이언샷이 발군이었다. 그는 “그린 미스가 한 차례도 없었을 정도로 아이언샷이 좋았다”라며 “그린 경사가 어렵지만 샷이 좋아 핀이 있는 같은 단에서 플레이해서 편했다. 내일도 아이언샷의 핀포지셔닝에 역점을 두고 플레이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바뀐 잔디도 경기력을 좋게한 원동력이 됐다. 블랙스톤 이천은 작년까지 페어웨이, A러프와 티잉구역은 켄터키 블루, B러프는 페스큐였다. 하지만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북-동 코스 순으로 작년 12월부터 27홀 전 코스에 대한 초종 교체를 단행했다.

상전벽해에 비유될 정도로 확 바뀐 코스는 페어웨이와 A러프는 토종 잔디인 장성 중지로 완전 탈바꿈했다. 다만 B러프와 그린 칼라, 그리고 B러프는 기존 잔디와 동일하다.

이가영은 “중지로 바뀌면서 코스 상태가 정말 좋다”라며 “선수들이 모두 좋아한다. 그만큼 샷메이킹도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다”고 엄지척을 해보였다.

그렇다면 우승 스코어도 이전보다 더 좋아지는 걸까. 이가영은 “아니다”라며 “이 코스는 그린이 워낙 어려워 그린 플레이에서 우승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도 살떨리는 핀위치가 많았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올해로 20주년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은 올해로 9년째 블랙스톤 이천에서 열리고 있다. 이 곳에서 열린 대회 역대 최저 우승 스코어는 2018년 이정은(29·대방건설), 2019년 대회 때 임희정(25·두산건설)이 기록한 15언더파 273타다.

이가영은 “우승하면 좋겠지만 이번 대회 목표는 내 샷을 좀 더 잘 만드는 것에 두고 있다”라며 “그린이 어려운 코스라 오늘 처럼 핀이 꽂힌 단에서 버디 퍼팅을 할 수 있도록 아이언샷을 똑똑하게 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천=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