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간사 선임 안건 상정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법사위는 이날 국회에서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에 따른 중대범죄수사청 및 공소청 신설 등 검찰개혁 안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여야는 나 의원 간사 선임 문제로 회의 시작 전부터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노트북 앞에 ‘야당 간사 박탈! 발언권 박탈! 추미애 법사위 조폭식 운영 규탄’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내걸었다. 이에 민주당은 ‘초선 모독 내란 세력 법사위원 자격 없다’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 내걸며 맞불을 놨다.
포문은 법사위원장인 추 의원이 열었다.
추 의원은 나 의원과 관련해 “초선 의원들에 대해 불미스러운 발언을 했다. 국회 품격과 동료 위원 명예를 훼손한 사안”이라며 “위원장으로 매우 유감을 표한다. 나 의원은 돌아와서 해당 발언을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의견을 표명하라”고 말했다.
나 의원이 지난 2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초선은 가만히 있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나 의원이 잠깐 이석했는데, 민주당의 자식과도 같은 특검이 또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압수수색 하겠다고 찾아와 있어 현장에 대응할 분들이 필요해 잠깐 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간사는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하는 자리인데, 뭔 일 하겠다고 나가면 어떻게 간사를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검찰개혁 공청회 때 자리로 돌아온 나 의원은 “지난번 법사위에서 위원장의 회의 진행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국회법 정신을 이렇게 무시하는 것을 보며 ‘이것이 바로 의회독재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위원장 마음대로 간사 선임안을 안건으로 안 올리고 있다. 1반 반장을 뽑는데, 왜 2반 반원들이 뭐라고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추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추 의원은 “오늘은 검찰개혁과 관련한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 진술인들을 상대로 질의해주시길 바란다”며 “나 위원은 의제에 벗어난 발언을 이따가 신상발언 시간에 하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5선씩이나 되시면서 신상 발언과 공청회 주제 벗어난 것을 구분도 못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나 의원은 “‘5선씩이나’가 뭔가. 발언을 취소하라”며 “의회가 지금 엉망”이라고 반발했다.
나 의원은 이어 “(민주당은) 검찰개혁 법안이라고 하지만, ‘검찰 해체법 안’이다. 민주당의 의회 독재에 이어 수사권을 장악해 독재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의 독단적, 편파적 운영이 바로 의회 독재”라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