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가 물 부족 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영장과 공중화장실을 폐쇄한 데 이어 공공 체육·숙박시설까지 모두 문을 걸어 잠근다. 새로운 용수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릉의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4일 현재 13.5%에 머물고 있다. 급수 차량, 소방차량, 살수차 등 250여대를 동원해 저수지에 물을 채우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저수율은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하루 0.3~0.4%씩 내려가고 있다.
시는 가뭄에 따른 선제 조치로 7월 중순 공공 수영장 3곳의 운영을 중단하고 공공화장실 47곳을 폐쇄했다. 이달 들어서는 강릉종합운동장, 강남체육공원 내 운동시설, 파크골프장, 테니스장 등 관내 30여곳의 모든 공공 체육시설로 폐쇄 범위를 확대했다.
일정상 연기 또는 취소가 어려운 전문체육, 프로축구 등의 경기에 대해서는 시설 사용 사전협의를 거쳐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화장실, 세면대 등 부대시설 이용은 물 절약을 위해 사용이 제한된다.
각종 체육대회 등 행사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6일 열릴 예정이던 2025 경포트레일런 대회는 무기한 연기됐다. 9일로 예정된 2025 강릉 커피배 전국시니어테니스대회는 취소됐다. 앞서 시는 지난 1일 열기로 한 시 승격 70주년 강릉시민의 날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공공숙박시설도 무기한 운영 중단에 들어간다. 오죽헌 한옥마을은 5일부터, 바다내음캠핑장과 임해자연휴양림은 8일부터 가뭄 해제 시까지 폐장한다. 애초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밑으로 떨어질 때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었지만 선제적으로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시는 새로운 용수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난특별교부세 5억원을 투입해 주요 식수원인 홍제정수장 인근에 대형관정 5개를 개발하고 양수 펌프를 설치하는 등 남대천 용수개발을 진행한다.
현재 대형관정 5개 가운데 4개가 완료됐고 양수펌프장은 토공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달 중 대형관정과 양수펌프장 설치가 마무리되는 대로 곧바로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 이곳에선 하루 2500t의 원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 용수가 확보되면 차량 운반급수, 오봉저수지 원수 추가 투입, 연곡정수장 비상송수 등을 통해 하루 3만t의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강릉 가뭄 위기 상황 속에서 생활용수가 확보될 수 있는 방안이면 한 방울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절박한 심정으로 원수를 확보 중이다”며 “시민들이 우려하는 단수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