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제주도 기온이 역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여름철 제주도 기후특성’에 따르면 6∼8월 제주도 평균기온은 26.4도로, 종전 가장 더웠던 지난해 여름(26.3도)보다 0.1도 높아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평년(24.5도)보다는 1.9도 높았다.
1973년 이후 제주도 여름철 평균기온 순위를 살펴보면 올여름 1위에 이어 2위는 2024년(26.3도), 3위 2022년(26.0도), 4위 2017년(25.9도), 5위 2023년 25.7도다. 상위 5순위 내에 최근 4년이 모두 포함돼 여름철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일찍 확장하면서 평년에 비해 한 달 정도 더위가 빨리 시작됐다.
6월 말부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7월 상순 평균기온은 28.0도로 평년보다 4.1도나 높았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는 길게 머물렀다. 7월 하순과 8월 중하순에 낮 동안 기온이 크게 오르고 밤에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후반 늦더위가 이어졌다.
1년 중 8월 상순에 가장 높은 기온을 보이는 평년과 달리, 올해 여름은 8월 하순 평균기온(29.2도)이 가장 높은 특징을 보였다.
이례적인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열대야일수는 평년(23.8일)의 2배가 넘는 49.0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지점별로는 서귀포 59일, 제주 56일, 고산 43일, 성산 38일 순이다. 서귀포 지점은 6월 29일에 역대 관측이래 가장 이른 열대야를 나타냈다. 제주와 서귀포 지점은 8월 중 각각 하루와 이틀을 제외하고 한 달 내내 열대야가 지속됐다.
폭염일수도 평년(3.8일)보다 4배 가까이 많은 14.5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지점별로는 제주 25일, 서귀포 21일, 고산 7일, 성산 5일이다. 서귀포는 역대 가장 많은 여름철 폭염일수를 기록했다.
올여름 제주도는 장마가 역대 세 번째로 빠른 6월 12일에 시작돼 역대 가장 이른 6월 26일에 종료됐다. 장마 기간은 15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다. 가장 짧았던 해는 1973년으로 7일이었다.
김성진 제주지방기상청장은 “올해 여름은 더위가 일찍 시작해 한여름의 무더위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려 기상가뭄까지 발생했다”며 “기후변화로 극한 기상현상이 동시에 나타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제주지방기상청은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