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해양생태계의 현실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이달 9일부터 11월 9일까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미디어영상관에서 박정근 작가의 사진과 영상 작품으로 ‘해녀보다 빨리 늙는 바다’ 전시를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
박정근 작가는 2021년부터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바다의 변화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왔다.
영상 작품 ‘해녀보다 빨리 늙는 바다’는 온평리 해녀의 구술을 해설로 삽입한 7채널 영상 작품이다. 실사 영상, 애니메이션, 사운드스케이프 등을 통해 온평리 바닷가 근처에서 평생을 살아온 해녀가 증언하는 바닷속 생태계 변화를 담담하게 전달한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다. 사운드스케이프는 소리와 풍경의 합성어로 자연 소리, 인공 소리, 환경 소음 등 모든 소리를 포함한다. 인간에게는 닿지 않지만 바닷속 생물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풍력발전기, 해양쓰레기가 돌에 부딪는 소리, 기계 소음 등을 채집해 영상에 담았다.
작품은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묻는다. 입장료는 무료다. 관람 인원은 1회 30명으로 제한한다.
미술관 관계자는 “바다에 대한 해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다시금 인지하게 한다”며 “달라지는 환경 여건에 대응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