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인재’…“안전관리 소홀”

입력 2025-09-04 11:53 수정 2025-09-04 14:27
지나 5월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큰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5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안전점검 등 관리 소홀이 빚은 ‘인재(人災)’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는 4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공장장 A씨 등 금호타이어 임직원 4명을 업무상과실치상 및 업무상실화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 4명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공장장, 소방·안전 분야 책임자 및 관리자 등으로 화재를 예방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는 지난 5월 17일 오전 7시쯤 불이 나 대피하던 직원 1명이 중상을 입고, 주요 생산설비가 소실됐다. 당시 2공장 2층 산업용 오븐기에서 시작된 불은 건물 전체로 확산돼, 완전 진화에 사흘이 소요됐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한 산업용 오븐기에서 최근 5년간 17번에 걸쳐 불이 나고, 올해에도 5번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럼에도 공장 측은 위험성 평가 등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당시 오븐기 안팎에 설치된 소화 시스템과 화재 확산 방지 시스템도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장 측이 평소 연기·불꽃 감지기와 방화셔터 등 관련 설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이들 장치가 화재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더욱이 화재 경보시스템도 일부 장소에선 작동하지 않아 화재 발생 사실이 신속히 전파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뒤늦게 화재 사실을 인지한 직원 1명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안전 교육과 훈련 역시 일부 직원들에 대해서만 형식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박동성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장은 “이 사건 화재와 인명 피해는 공장 측이 가능성과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태에서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