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 청소년·청년 중 절반은 학창 시절 또래만큼 학교생활과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배경 청소년은 한국으로 이주한 북한이탈주민과 중국동포, 고려인 난민 부모를 둔 이들이다.
기아대책(회장 최창남)은 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이주배경아동, 사회적 연결을 위한 6가지 시선’을 주제로 아동청소년복지포럼을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기아대책 신소연 이주배경사업팀장은 기아대책이 지난 7월 15∼29세 이주배경 청소년 22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공유하면서 “이주배경 청소년·청년에겐 돌봄 교육 진로의 장벽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기아대책 조사에 따르면 이주배경 청소년·청년 중 50%는 “학창 시절 친구들만큼 학교생활이나 공부를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교내 적응과 학업에서 뒤처진 이유는 ‘한국의 환경이 낯설고 익숙지 않아서’(25%),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서’(24%), ‘사교육을 받지 못해서’(19%) 등 순이었다. 이들 중 34%는 “친구들만큼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고 꿈을 위해 노력할 수 없었다”고도 답했다.
응답자 41%는 “어린 시절 친구들만큼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돌봄 공백의 이유로는 ‘부모가 일하느라 바빠서’(58%)가 가장 많았고, ‘부모가 한국어를 잘 못해서’(2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포럼은 국내 이주배경 청소년이 성장 과정에서 직면하는 돌봄과 교육, 진로, 편견과 차별, 사회적 관계, 제도적 사각지대 등 구조적 장벽을 조명하고 사회적 연결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최창남 회장은 “한국 사회엔 약 270만명의 이주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며 “이주배경 아동과 청소년 앞엔 언어 돌봄 교육 진로 등 영역에서 복합적인 장벽이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이웃”이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이주배경 아이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실질적인 정책 개선과 인식 변화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아대책은 위기 상황에 놓인 이주배경 아동 가정을 부축하기 위해 생계 주거 의료를 지원하는 ‘기대드림’과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꿈 실현을 지원하는 ‘기대나무’, 북한·탈북민을 지원하는 ‘기대하나’,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는 ‘기대동행’ 등의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기아대책은 앞으로도 정책 연구와 옹호 활동 등 맞춤형 지원을 통해 이주배경 아동 청소년의 회복과 자립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