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정 “조국혁신당, 성추행 피해자 절규 외면…오늘 탈당”

입력 2025-09-04 09:52 수정 2025-09-04 10:50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성비위 의혹 관련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4일 “저는 오늘 당을 떠난다”며 “검찰개혁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그리고 괴롭힘”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감과 연대의 대가로 상처받고 모욕당한 많은 당원 동지께 위로와 감사를 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내 성추행 및 괴롭힘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달 당을 떠났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의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지난 9월 1일 제명됐다. 함께했던 운영위원 3명도 징계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이름의 징계를 받고 며칠 전 사직서를 냈고 또 다른 피해자도 지금 이 순간 사직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것이 제가 침묵을 끊고 오늘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사이 피해자들은 당을 떠나고 있다. 이것이 제가 더는 기다릴 수 없음을, 그리고 떠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이 목소리가 또 다른 침묵을 깨우는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혁신당은 떠나지만 우리 사회를 혁신하는 길은 결코 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혁신당 소속 한 당직자는 상급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혁신당은 가해자로 지목된 당직자를 피해자와 분리 조치하고 직무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