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전차 탈선 15명 사망…“한국인 여성도 부상”

입력 2025-09-04 09:11 수정 2025-09-04 11:30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푸니쿨라 탈선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포르투갈 리스본의 명물 푸니쿨라(언덕을 오르내리는 전차)가 선로에서 이탈하는 사고가 3일(현지시간) 발생해 15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40대 한국인 여성 1명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후 6시쯤 푸니쿨라 구조물 중 케이블이 풀려나가면서 발생했다. 통제력을 잃은 푸니쿨라는 곧바로 건물과 충돌했다.

푸니쿨라는 언덕이 많은 리스본의 가파른 경사를 오르내리는 케이블 열차다. 리스본을 상징하는 교통수단으로 연간 350만명 이상 이용한다.
구조대원들이 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푸니쿨라 탈선 사고 현장에 출동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사고가 난 글로리아 노선은 1885년 개통했는데, 도심 중심가인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에서 출발해 바이루 알투 언덕 위 전망대까지 오른다. 리스본 도심 언덕을 오가는 푸니쿨라 3개 노선 중 가장 긴 구간을 운행하며 인기 관광지를 연결한다.

사고 직후 SNS에 올라온 현장 영상을 보면 노란색 푸니쿨라 1대가 선로 옆으로 뒤집혀 잔해와 연기에 휩싸여 있다.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푸니쿨라에 타고 있던 승객들을 구조하는 모습, 선로에 있던 다른 차량에서 승객들이 빠져나오는 장면도 포착됐다.

포르투갈 SIC방송은 부상자 중 1명은 한국인 여성으로 상프란시스쿠 자비에르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중 5명은 생명이 위험한 상태로 알려졌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도 “현재 한국인 여성 1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고, 우리 국민 추가 피해 여부는 확인 중”이라며 “현지 영사 급파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사고 현장을 조사했으며, 검찰도 공식 수사를 개시할 예정이다.

카를루스 모에다스 리스본시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까지 모든 부상자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언급한 뒤 “오늘은 우리 도시에 비극적인 날로, 리스본은 애도에 잠겨 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성명에서 비극적인 이번 사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당국이 조속히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