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만 외국인의 벗…다문화 음악방송, 개국 17주년

입력 2025-09-03 16:05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스튜디오에서 3일 진행된 ‘다문화 음악방송’ 17주년 기념행사에서 신현웅(왼쪽에서 다섯 번째) 웅진재단 이사장이 전통 의상을 입은 8개국 원어민 앵커(DJ)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웅진재단 제공

국내 체류 외국인 265만명 시대, 이들의 한국 정착을 돕는 ‘다문화 음악방송’이 올해로 개국 17주년을 맞았다.

웅진그룹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웅진재단은 다문화 음악방송 17주년을 맞아 3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스튜디오에서 8개국 원어민 앵커(DJ)와 PD 등이 참석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한국 생활 11년째인 몽골 DJ 강톨씨는 “학교 졸업하고 결혼해 아이를 둔 다문화가정 주부가 되기까지 이 방송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었다”며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감사한 방송”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음악방송은 중국어, 베트남어, 필리핀어(영어병용), 태국어, 일본어, 몽골어, 아랍어, 러시아어 등 8개 언어로 매일 24시간 진행되는 국내 최초의 다인종·다언어 방송이다. 웅진재단이 2008년 기획·협찬하고 디지털스카이넷이 제작한 방송은 케이블TV, IPTV 등 6개 미디어 28개 채널로 송출된다. 결혼이민자, 이주노동자, 유학생 등 지난 17년간 누적 청취자가 9950만명에 이른다.

나라별 DJ가 이중언어로 진행하며 고국과 한국의 음악을 들려준다. 고향 소식을 전하거나 한국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제공한다. 모국어로 설명하는 한국어 강좌도 진행 중이다.

다문화 2세를 대상으로 각국의 언어와 문화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도 있다. 2010년 시작한 ‘엄마나라동화’ 프로그램은 중국, 베트남 등 7개국 전래동화 160편을 이중언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웅진재단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엄마나라전래동화’에 공개한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스튜디오에서 3일 진행된 ‘다문화 음악방송’ 17주년 기념행사에서 신현웅(앞줄 오른쪽) 웅진재단 이사장이 전통 의상을 입은 8개국 원어민 앵커(DJ)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웅진재단 제공

러시아 DJ 장세나씨는 “한국에 살면서 고향 그리울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큰 위로가 된다”며 “방송이 앞으로 20, 30주년을 넘어 100년 뒤까지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DJ 강리즈씨는 “다문화 음악방송은 이방인인 우리에게 고향과의 연결고리가 돼 준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은 “다문화 외국인이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한국 문화를 향유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앞으로 제공 언어를 늘리고 콘텐츠 질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다함께 살기 좋은 사회는 인구 정책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