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소스통 짊어지고 해외에 K소스 알리겠다”

입력 2025-09-03 15:48 수정 2025-09-03 15:53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TBK’(더본코리아)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소스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더본코리아 제공

“1970∼1980년대 우리나라의 중흥을 이끈 종합상사의 선배들이 보따리 하나 짊어지고 해외로 가서 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저희도 소스 통을 등에 짊어지고 해외에 나가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실망을 안겨드린 일들이 있었던 만큼 발로 뛰면서 K소스를 해외에 전파하겠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3일 글로벌 시장에 K소스와 푸드 컨설팅을 수출하는 선봉장이 되기로 했다. 백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TBK’(더본코리아)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소스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고 “K콘텐츠나 K컬처가 유행하다 보니 한식에 관심을 두는 국가들이 늘고 해외 유통업체나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브랜드 ‘TBK’ 론칭… 5년 내 매출 1000억원 목표

더본코리아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유통 브랜드 ‘TBK’를 선보였다.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레시피와 글로벌 푸드 컨설팅을 함께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백 대표는 ‘TBK 소스’ 수출과 글로벌 푸드 컨설팅, 소스의 소비자 간 거래(B2C) 매출을 오는 2030년까지 1000억원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의 해외 매출을 지난해 42억원에서 5년 안에 약 24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026년 50억원, 2028년 500억원, 2030년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TBK’(더본코리아)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소스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더본코리아 제공

더본코리아가 우선 선보인 소스는 양념치킨소스와 된장찌개소스, 김치양념분말, 떡볶이 소스 등 7종이다. 연말까지 쌈장소스와 매콤찌개소스, LA갈비소스, 짜장소스 등 4종을 추가해 11종으로 제품군을 늘릴 계획이다. 소스를 조합한 레시피도 꾸준히 개발해 공개할 예정이다.

백 대표는 “저희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모든 한식 메뉴의 소스를 구비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해외 기업들이 한식 브랜드를 만들어 가맹사업을 하려는 수요가 많은데 맛을 균일하게 낼 수 있는 소스를 납품하고 그 소스를 활용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주는 건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이달부터 미국과 유럽, 대만, 중국 등을 방문해 직접 소스 시연회를 열기로 했다. 그는 “1970∼1980년대 우리나라의 중흥을 이끈 종합상사의 선배들이 보따리 하나 짊어지고 해외로 가서 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우리도 소스 통을 등에 짊어지고 해외에 가서 홍보할 것”이라며 “계획의 절반 이상은 해외에 나가 있을 생각이다. 미국과 동남아시아부터 일정이 잡히는 대로 나가서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TBK’(더본코리아)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소스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더본코리아 제공

“QR로 한식 레시피 쉽게 소개”… 국내 가맹 투자도

백 대표는 소스 제품 용기 포장지 한가운데 큼지막한 QR코드를 넣어 1분 내외의 레시피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한 점도 강조했다. 그는 TBK 간장 소스를 활용한 육회 레시피 영상을 재생하며 “시시하죠? 시시하면 성공한 것”이라며 “마트에서 산 고기에 우리 소스만 넣고 비비면 5분도 안 걸린다. 이런 소스를 활용한 레시피를 꾸준히 개발하고 영상도 매달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기존 B2C 제품 수출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중심의 해외 사업도 이어간다. 지난 7월 독일의 대형 유통그룹인 글로버스와 협업해 상트벤델 지역의 마크탈레 하이퍼마켓 푸드코트에서 비빔밥과 덮밥 메뉴를 내놨다. 더본코리아는 글로버스가 운영 중인 독일 내 모든 매장과 체코 등 인근 유럽 국가에 있는 매장에 한식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며 프랑스와 영국의 주요 유통 기업과도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

백 대표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로 국내 R&D(연구개발) 등 사업에 투자하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더본코리아는 매출 85% 이상이 국내 가맹사업에서 발생하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만든 자금으로 연구개발하고 상생 자금을 확보해 국내 브랜드에 재투자함으로써 가맹점 매출도 극대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