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HD현대 조선3사 동시 파업… 울산 산업 셧다운 위기

입력 2025-09-03 13:00

울산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잇따라 파업에 들어가자 지역 상공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와 HD현대중 노조가 같은 날 파업을 벌이는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3일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5일까지 울산공장을 비롯한 일부 사업장에서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이번 파업으로 현대차의 6년 연속 무분규 기록은 깨졌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최장 64세로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의 첫 제시안을 거부한 뒤 추가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노조원들은 4일까지 오전 출근조 근무자와 오후 출근조 근무자가 각각 2시간씩, 5일에는 4시간씩 파업한다.

HD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한다. HD현대중 노조는 올해 들어 이미 6차례 부분 파업했으나 임금 교섭에서 회사가 추가 안을 제시하지 않자 오는 5일까지 파업을 이어간다. 마지막날 파업은 7시간 파업을 한다.

HD현대중 노사는 지난 7월에 기본급 13만 3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520만 원, 특별금(약정임금 100%) 지급, 기준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까지 도출했으나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된 이후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나머지 조선사도 구체적인 협상안이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파업은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 HD현대 조선 3사 노조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올해 들어 처음 벌이는 공동 파업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쯤 공동 출정식을 연다. 3사 노조가 동시에 파업을 진행한 배경에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이 있다. 이들 노조는 “합병 관련 세부 자료와 고용 보장 방안을 즉각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울산 상공계 관계자는 “울산의 자동차·조선 산업은 원청과 하청의 수직계열화 구조로 얽혀있기 때문에 연쇄 파업이 현실화되면 주력 사업장이 셧다운돼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