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반미 모의’로 규정하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이 죽었다”며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북·중·미 정상이 한데 모여 미국 등 서방에 맞서는 ‘3각 연대’를 공고히 하자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밤 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매우 적대적인 외국 침략자를 상대로 자유를 확보하도록 도울 목적으로 미국이 중국에 제공한 막대한 양의 지원과 ‘피’를 중국 시 주석(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언급할지가 답변돼야 할 중대한 문제”라고 적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때 수많은 미군이 희생된 점을 거론하며 “그 용기와 희생을 정당하게 존경받고 기억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용기와 희생’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중화민국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비밀리에 파견한 ‘플라잉 타이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941~1942년 군 조종사들을 ‘의용군’ 형태로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날 중국이 있기까지 미국 기여가 컸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시 주석에게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따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시진핑)이 미국에 대항할 모의를 하면서, 푸틴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역설적인 화법으로 북·중·러에 견제구를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열병식에서 시 주석 좌우에 나란히 서며 연대를 과시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