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19만9548원 꽤 짭짤”…박지현, 쿠팡 알바 후기

입력 2025-09-03 09:33 수정 2025-09-03 21:21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쿠팡 물류센터 아르바이트 후기를 전했다.

박 전 위원장은 2일 페이스북에 ‘쿠팡 후기’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쿠팡 물류센터 모습을 비롯해 아르바이트 전후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이었다.

박 전 위원장은 “쿠팡 알바를 하고 왔다. 새벽 1시부터 오전 9시까지 19만9548원. 추가 수당이 붙어 꽤 짭짤한 금액”이라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내 SNS에 ‘알바나 하라’는 댓글이 그동안 못 해도 1000개는 달렸을 것”이라며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도 약국, 카페(4층짜리 통카페를 오르내리며 식탁과 화장실 청소 업무), 서빙, 전단지, 레스토랑 주방을 포함해 다양한 알바를 해봤다. 알바도 안 해봤을 거라는 오해를 불식하고자 구태여 설명을 덧붙여본다”고 설명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박 전 위원장은 “쿠팡 알바 악명이 워낙 높은 탓에 바짝 긴장을 하고 갔다. 밤 11시55분, 졸린 사람들 틈에서 셔틀 버스에 올랐다. 12시40분쯤 도착한 물류 허브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나이대도 다양하고, 남녀 비율도 반반. 이미 친해 보이는 분들도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물품 분류 일을 맡았다고 전했다.

박 전 위원장은 “레일 위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상품들. 과자, 세제, 쌀, 가구 박스, 그리고 생수. (생수) 6개짜리 4묶음을 한 번에 주문한 고객에게는 잠시 원망이 스쳤다. 한숨을 한번 내쉰 후 허리와 다리에 바짝 힘을 주고 ‘읏-차’ 들어 올리고 번호에 맞게 분류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4시간 반을 일하고 꿀 같은 휴게 시간이 주어졌다. 30분이 3분처럼 흘러갔다. 눈꺼풀은 천근만근에 발도 허리도 아파 집에 가고 싶다는 충동이 아주 잠시 올라왔지만 조퇴를 하면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이 그 마음을 잘 눌러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쉬는 시간이 끝나고 업무에 다시 투입되자마자 레일 위로 물건들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그 모습을 보며 올해 상반기 힘든 일들이 연이어 터진 게 잠시 스쳐 갔지만, 그 생각에 잠길 틈이 없었다. 오히려 좋았다”면서 “잡생각이 들어올 자리를 아예 주지 않는 일이 지금 내겐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거의 없었지만 중간중간 시원한 물병을 툭 던져주고 가는 그 손길이, ‘오늘 끝나고 타이레놀 먹고 주무시면 조금 나아요’라며 조언해주는 동료의 한마디가 짧지만 따뜻한 순간이었다”고 부연했다.

박 전 위원장은 “그렇게 8시간을 꽉 채운 후 드디어 퇴근했다. 집에 오자마자 먼지를 씻어내고 4시간을 죽은 듯 잤다. 발이며 팔이며 다리며 안 아픈 곳이 없다. 며칠은 근육통과 살아야하겠다”며 “결론, 물과 음료수는 그때그때 조금씩 구매해서 드시면 참 좋겠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