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정책 탓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맞물리며 금 선물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600달러 선에 육박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일(현지시간) 금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2.2% 급등한 온스당 3592.2달러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금 현물 가격 역시 1.74% 오른 3536달러를 기록해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금값 급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위법이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 컸다. 여기에 연준이 이달 중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대화됐다. 통상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미 국채 실질금리가 내려가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지속적인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진 점도 투자자들이 달러 대신 금으로 몰리게 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추세에 올해 말 금 가격 전망치 상단은 온스당 3675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건 수석전략가는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입이 금값의 하방 지지성을 형성하고 있다”면서도 “연말 강세장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재개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내년 말에는 금값이 온스당 425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