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중·러 밀착에 “미국에 맞서는 모의…푸틴·김정은에게 안부 전해달라”

입력 2025-09-03 05:59 수정 2025-09-03 11: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중국 전승절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함께 거론하며 “미국에 맞서는 모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따뜻한 인사”를 전한다고도 언급하면서 수위를 조절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외부의 침략자로부터 중국에 자유를 지켜주기 위해 막대한 지원과 피를 흘린 사실을 시진핑 주석이 언급할 것인가가 가장 큰 질문”이라며 “많은 미국인이 중국의 승리와 영광을 위한 여정에서 죽었다. 나는 그들이 용기와 희생으로 마땅히 기려지고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이어 “시 주석과 훌륭한 중국 인민들이 위대한 축하의 날을 가지시길 원한다”며 “저의 가장 따뜻한 안부를 푸틴과 김정은에게도 전해달라. 당신들(시진핑, 푸틴, 김정은)이 함께 미국에 대항해 음모를 꾸미고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북·중·러 정상이 사실상 ‘반미 연대’에 나서는 것에 대한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는 세 정상과 모두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만큼 비판 수위는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앞서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북·중·러 3국 밀착을 도전으로 보거나 미국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 우려하느냐는 물음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중국은 우리(미국)가 필요하다. 나는 시 주석과도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중국은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필요로 한다”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북·중·러 정상과 회담을 했거나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는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중국과는 관세 전쟁이 일시 휴전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올해 또는 내년에 만나겠다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과 관련,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했느냐는 질의에 “매우 흥미로운 것들을 파악했다. 앞으로 며칠 후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 나는 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볼 것”이라며 “나는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방영된 ‘스콧 제닝스 라디오쇼’ 인터뷰에서도 중국과 러시아 등이 밀착해 ‘반미’ 연대를 형성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미국을 향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푸틴에 대해서는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푸틴과 회담한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이 곧 열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성사되지 않았다. 푸틴은 오히려 우크라이나에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뭔가를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