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필리핀서 첫 선박 건조 착수 “마스가 거점 활용”

입력 2025-09-02 17:24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왼쪽 두 번째부터)과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가 2일 필리핀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소를 둘러보고 있다. 필리핀 대통령실·HD현대 제공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필리핀 현지에서 첫 선박 건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2일 필리핀 수빅만에 있는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5000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을 가졌다. 강재절단식이란 선박 건조를 위한 첫 강재를 잘라내는 행사다. 행사에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비롯해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대사,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건조되는 PC선은 HD현대필리핀이 처음 만드는 선박으로 지난해 12월 아시아 소재 선사로부터 수주한 총 4척의 시리즈선 중 1차선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서버러스 캐피탈과 필리핀 조선소 일부 부지 임차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HD현대베트남조선)에 이은 두 번째 해외조선소를 출범한 바 있다. 국내 조선소들이 벌크선과 탱커 등 일반 상선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HD현대필리핀이 경쟁력 회복과 시장 복원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는 HD현대필리핀을 통해 한·미·필리핀 3국 간 경제·안보 협력 강화도 모색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해 필리핀에 건조, 인도한 호위함과 초계함 등 함정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진행해왔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런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필리핀 정부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HD현대필리핀을 ‘마스가(MASGA·한미 조선업 협력체계)’ 프로젝트를 위한 또 하나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