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가운데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 전용 화장실까지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DNA 유출’에 주의하고 있는 것이다.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김정은이 방중 길에 탄 열차에는 전용 화장실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의 배설물을 통해 건강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갈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또 “북한 내에서 군 관련 시설이나 국영공장 등을 시찰할 때도 김정은의 전용 화장실과 개인 욕실이 차량 내 설치된다”고 했다.
북한 측은 2018년 4월 판문점 남측 시설 ‘평화의 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 전용 화장실을 독자적으로 운반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동안 평화의집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았고 전용 화장실을 사용했다. 같은 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북한은 김 위원장 전용 화장실을 비행기로 날랐다.
김 위원장의 담배꽁초 역시 관리 대상이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 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동 중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시 역에 정차했을 때 담배를 피우던 김 위원장 곁에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재떨이를 들고 나타나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사용한 성냥 역시 다시 성냥갑에 넣었다.
북한의 수행원들은 김 위원장이 이동할 때마다 떨어진 모발을 수거하고, 천으로 등받이와 팔걸이 등을 여러 차례 꼼꼼히 닦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사용한 모든 도구에서 DNA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심지어 공동선언문 등에 서명할 때는 북한 측이 미리 준비한 펜을 사용하도록 해 지문 채취를 방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한국 정보기관 관계자는 닛케이에 “최고지도자의 건강정보는 북한 체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모발과 배설물 등을 유출하지 않기 위해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생체정보 보안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