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는 2024년 1월 발생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테러로 지정하지 말자는 국가정보원 보고서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인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원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김상민) 국정원 법률특보는 당시 미수 사건으로 규정을 하면서 ‘이 사건을 테러로 지정을 하는 것이 실익이 없다’며 테러 지정을 하지 말 것을 건의하는 그런 보고서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당시 국정원 기조실 법률처에서는 만약 검찰이 테러(혐의)로 기소했다면 테러로 지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특보는 지난해 4·10 총선 때 경남 창원 의창 국민의힘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후 국정원 특보로 채용됐다.
김건희 여사가 김 전 특보를 창원 의창에 출마시키려고 힘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특검이 수사 중이다.
박 의원은 또 “국정원이 경찰에 습격범 조사 내용 공유를 지속해서 요청했지만, 부산 경찰 측에서 접근 자체를 거부했던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국정원은 테러 혐의점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당대표 때인 2024년 1월 2일 오전 10시2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며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김씨(사건 당시 66세) 흉기에 왼쪽 목 부위를 공격받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99일 앞둔 상황이었다.
당 지도부 등은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상처 부위를 지혈하는 등 응급처치를 했다.
이 대통령은 사건 발생 20여분 만인 오전 10시46분쯤 구급차에 옮겨진 뒤 다시 헬기를 통해 오전 11시13분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후 오후 12시54분쯤 부산소방 소속 헬기에 태워져 오후 3시19분쯤 서울대병원으로 이동됐고,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내경정맥이 9㎜ 손상되는 상처를 입은 이 대통령은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고 8일 만에 퇴원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상의 재킷에 전체 길이 18㎝, 날 길이 13㎝인 흉기를 숨기고 있다가 이 대통령을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2023년 인터넷에서 흉기를 구입했고, 전과나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충남 아산에 살며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용균)는 지난해 7월 5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범행한 것은 헌법·법률·절차에 따라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로 진행돼야 할 선거제도와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파괴 시도”라며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어 엄벌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판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