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앞에서 1인 시위한 포항시장…왜?

입력 2025-09-02 10:49 수정 2025-09-02 13:18
이강덕 포항시장이 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철강관세 인하를 호소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이강덕 포항시장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철강관세 인하를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국내 유입과 건설투자 장기 침체에 더해 미국의 철강 관세 50% 부과까지 겹치면서 지역 철강산업이 전례없는 위기를 맞은 데 따른 것이다.

2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 시장을 비롯한 포항시 대표단은 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한국 철강산업 어려움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에는 미국 버지니아한인회 관계자와 포항시 공무원 등이 동참했다.

이 시장은 ‘PLEASE STOP IMPOSING STEEL TARIFFS ON YOUR ALLY REPUBLIC OF KOREA,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철강 관세 부과를 멈춰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한국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알렸다.

이 시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포항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이 조치만으로는 복합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국내 철강산업 심장부인 포항은 지금 관세 폭탄으로 산업 기반이 붕괴할 위기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이 시장은 “한국 철강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산업인데 동맹국에 50%란 살인적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영국처럼 최소 25% 수준으로 조정하거나 제한적 쿼터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시 대표단은 2일 오전 워싱턴 소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을 방문, 철강관세 대응 건의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부터는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버지니아한인회와 함께 철강관세 인하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도 가질 방침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부터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 상품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했으며, 6월엔 이를 50%까지 올렸다.

이로 인한 여파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 대미 철강 수출액이 2억8341만 달러(약 3925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의 3억8255만 달러보다 25.9% 감소한 수치로, 이 같은 감소 폭은 2023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수출액 기준으로는 2021년 3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