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철강관세 인하를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국내 유입과 건설투자 장기 침체에 더해 미국의 철강 관세 50% 부과까지 겹치면서 지역 철강산업이 전례없는 위기를 맞은 데 따른 것이다.
2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 시장을 비롯한 포항시 대표단은 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한국 철강산업 어려움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에는 미국 버지니아한인회 관계자와 포항시 공무원 등이 동참했다.
이 시장은 ‘PLEASE STOP IMPOSING STEEL TARIFFS ON YOUR ALLY REPUBLIC OF KOREA,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철강 관세 부과를 멈춰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한국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알렸다.
이 시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포항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이 조치만으로는 복합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국내 철강산업 심장부인 포항은 지금 관세 폭탄으로 산업 기반이 붕괴할 위기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이 시장은 “한국 철강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산업인데 동맹국에 50%란 살인적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영국처럼 최소 25% 수준으로 조정하거나 제한적 쿼터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시 대표단은 2일 오전 워싱턴 소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을 방문, 철강관세 대응 건의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부터는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버지니아한인회와 함께 철강관세 인하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도 가질 방침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부터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 상품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했으며, 6월엔 이를 50%까지 올렸다.
이로 인한 여파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 대미 철강 수출액이 2억8341만 달러(약 3925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의 3억8255만 달러보다 25.9% 감소한 수치로, 이 같은 감소 폭은 2023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수출액 기준으로는 2021년 3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