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10·20대 청년과 고등학생까지 해외 직구와 SNS를 통해 마약성 감기약을 밀수입·복용하다 세관에 적발됐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코데인과 덱스트로메토르판 등 마약성 의약품을 밀수입한 10·20대 3명을 적발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부산 소재 대학에 다니는 A씨(23)는 환각 효과를 노린 이른바 ‘오디(OD·OverDose)’ 용도로 해외 직구를 통해 미국과 일본 등에서 감기약 2188정을 구매, 17차례에 걸쳐 나눠 밀반입했다. 그는 ‘오디’ 관련 SNS 비공개 채팅방에서 또래들과 밀수입 방법과 환각 효과를 극대화하는 복용법을 공유하고 남은 의약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한 번에 최대 100정을 복용하는 등 심각한 중독 증세를 보였다.
세관은 포렌식 조사 등을 통해 같은 채팅방에서 활동한 B씨(22·여)와 C양(17)도 추가 적발했다. B씨는 감기약 1688정을 11차례 밀반입했고, A씨가 적발된 뒤에도 밀수입을 이어갔다. 특히 고등학생인 C양은 중학생 시절부터 ‘오디’ 관련 커뮤니티에 접속해 활동하다 이번에 적발돼 충격을 더했다.
세관 조사 결과 이들 채팅방은 ‘오디 중독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구성원을 은밀히 관리하고, 마약성 의약품을 분말화해 흡입하거나 술·식품과 혼합 복용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일부는 오프라인 ‘환각 파티’를 열기도 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SNS와 해외 직구 확산으로 마약류 정보가 10·20대 사이에서 쉽게 공유되고, 마약류 첫 노출 나이도 낮아지고 있다”며 “단순 호기심에서 시작한 ‘환각 놀이’가 중독과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