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이슈로 진통을 겪었던 SK하이닉스 노사가 임금교섭에 나선 지 약 3개월 만에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선 폐지와 매년 영업이익의 10% 전체를 PS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시장 예상대로 SK하이닉스가 올해 37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낼 경우, 1인당 1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도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고 구성원에게 설명했다.
이번 합의안에는 기존 PS 지급 한도(최대 1000%)를 폐지하고, 매년 영업이익의 10% 전체를 재원으로 삼아 PS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지급,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매년 10%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기존에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조항은 있었지만, PS 상한 기준에 따라 영업이익의 10%가 모두 활용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노조는 재원인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전액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섭 결렬 및 창사 이래 첫 조합원 총력 투쟁 결의대회에 나서는 등 사측과 갈등을 빚었다.
다만 새 PS 기준을 도출한 만큼 노사 간 갈등 국면도 봉합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중 잠정합의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토대로 내년 초 지급 예정인 PS부터 새로운 성과급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2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22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올 한해 영업이익은 37조1595억원으로 추정된다. 예상대로라면 PS 재원은 약 3조7000억원(10%)이다.
개인별 연차나 성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단순 계산으로 SK하이닉스의 전체 구성원이 3만3000여명(6월 말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구성원 1인당 총 1억1000만원 수준의 성과급(PS)을 받게 되는 셈이다.
또 바뀐 기준에 따라 내년 초에 80%(약 8800만원)를, 2027년과 2028년에는 1100만원씩 나눠 받는다.
이번 성과급 기준은 향후 10년간 적용될 방침이다.
이는 내부 갈등을 없애고 새롭게 만든 기준의 안정성을 가져가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보상 경쟁력을 높여 반도체 전문 인력 확보를 통해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올해 임금 6.0% 인상에도 잠정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합리적 보상에 대한 갈등과 논란이 많은 상황에서 이번 SK하이닉스의 잠정 합의는 의미 있는 결실”이라며 “회사가 좋은 성과를 기반으로 구성원들의 보상안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