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김세영(32·스포타트)의 역전승은 없었다.
김세영은 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TPC(파72·653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FM 챔피언십(총상금 41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1개에 버디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6월 숍라이트 클래식, 7월 스코틀랜드오픈에 이어 시즌 세 번째 3위다. ‘톱10’ 입상은 시즌 6번째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눈에 띄는 것은 최근 출전한 6개 대회 중 4차례나 ‘톱10’ 성적을 냈을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라는 점이다. 김세영은 CME포인트 랭킹 24위, 상금 순위 34위가 됐다.
김세영은 3타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가면서 5년여만의 우승 기대를 부풀렸다. 그는 2020년 11월 펠리컨 챔피언십에서 LPGA투어 통산 12승째를 거둔 뒤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날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바지를 입고 역전 우승에 나선 김세영은 체력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 게 패인이었다. 그는 전날 대회 2라운드가 악천후로 중단되는 바람에 대회 사흘째에 잔여홀 14개홀과 3라운드 18홀 등 32개홀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1, 2라운드에서 나란히 7타씩을 줄여 기세를 올렸지만 3, 4라운드에서는 이틀간 3타 밖에 줄이지 못했다.
우승은 올해 투어 신인 미란다 왕(중국)이 차지했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87위인 왕은 앞조에서 경기를 펼친 세계 랭킹 1위 지노 티띠꾼(태국)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다 17번 홀(파4)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 티띠꾼의 추격을 1타 차이로 따돌렸다.
왕은 이날 보기 2개에 버디 4개를 잡아 2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왕은 61만5000달러(약 8억5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획득했다.
중국 국적 선수가 L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전 세계랭킹 1위인 펑산산, 인뤄닝에 이어 세 번째, 올 시즌 루키 우승은 7번째다. 2009년에 이어 최다 신인 우승 타이 기록이다.
왕은 “꿈이 이뤄졌다”며 “이번 우승이 앞으로 나올 우승의 처음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왕의 우승으로 대회가 마무리 되면서 올해 치러진 LPGA투어 23개 대회에서는 2승 선수는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5월 미즈호 아메리카스오픈에서 시즌 1승이 있는 티띠꾼은 17번 홀에서 통한의 보기를 범해 시즌 2승에 실패했다.
한국 선수로는 김세영 외에 임진희(27·신한금융그룹)가 로즈 장(미국)과 함께 공동 5위(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에 입상했다. 임진희는 마지막날 보기없이 버디만 10개를 쓸어담아 10언더파를 몰아치는 무서운 뒷심을 보였다.
최혜진(26·롯데)과 박금강(24·CJ)은 13언더파 275타, 공동 7위를 기록했다. 대회 2연패에 나선 작년 챔피언 유해란(24·다올금융그룹)은 1타를 줄여 고진영(30·솔레어) 등과 함께 공동 28위(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에 그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