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커리어 상금 순위 1위 박상현(42·동아제약)이 2023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제패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박상현은 31일 경기도 광주시 강남300CC(파70)에서 열린 K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총상금 7억원) 마지막날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21언더파 259타를 기록한 박상현은 이날만 9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을 펼친 이태훈의 추격을 2타 차 2위로 따돌리고 시즌 첫승이자, 통산 13승째를 거뒀다.
KPGA투어 최다승 부문 6번째다. 박상현보다 승수가 많은 선수는 최상호(43승), 박남신(20승), 한장상(19승), 최경주(17승), 최광수(15승)다.
우승 상금 1억4000만 원을 획득한 박상현은 통산 상금액이 56억5735만 원이 됐다. K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유일하게 통산 상금 50억원을 넘긴 선수는 박상현이유일하다. 이번 우승을 탄력받아 올 시즌 내에 60억 원 돌파도 바라보게 됐다.
박상현의 우승 스코어 259타는 2017년 티업·지스윙 메가 오픈에서 장이근이 세운 KPGA 투어 72홀 최소타 기록(260타)을 1타 경신했으나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번 대회가 젖은 페어웨이에서 볼을 집어 올려서 닦은 뒤 다시 원래 있던 자리 1클럽 이내에 내려놓고 치는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5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가면서 이변이 없는한 박상현의 우승이 점쳐졌다. 하지만 모처럼 잡은 우승 기회여서인지 천하의 박상현도 후반들어 샷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 때 6타 차이로 선두를 질주했으나 8번 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이
뒷땅을 치면서 11m 가량의 파퍼트를 남긴 것. 하지만 그에게는 신들린 퍼트가 있었다. 박상현은 11m 파퍼트를 성공시킨 뒤 마치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양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난 4월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이 있는 이태훈은 9번 홀(파5) 이글에 이어 12, 13번 홀 연속 버디로 3타차까지 박상현을 추격했다. 그리고 16번 홀(파3) 버디에 이어 18번 홀(파5)에서도 1타를 더 줄였으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박상현은 14번 홀부터 마지막 18번 홀까지 5개홀 연속 파 퍼레이드를 펼쳐 2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결정적 순간에 발군의 퍼트감을 앞세워 위기를 모면하는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박상현은 “1년 넘게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들었는데 곁에서 응원해준 가족, 후원사, 팬 덕분에 이렇게 우승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현재 감이 너무 좋다. 지금 흐름을 이어간다면 우승을 한 번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5언더파 65타를 친 최승빈(24)과 3타를 줄인 송민혁(21·이상 CJ)이 공동 3위(최종합계 16언더파 264타)로 대회를 마쳤다.
문도엽(33·DB손해보험)이 5위(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 이동환(38·팀속초아이) 배용준(24·CJ) 등이 공동 6위(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3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옥태훈(27·금강주택)은 공동 68위(최종합계 3언더파 277타)에 그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