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태권브이’ 배준서(강화군청)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극을 펼치며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 정상에 올랐다.
배준서는 지난 30일 전북 무주군 태권도원 T1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58㎏급 결승에서 김종명(용인대)을 라운드 점수 2대 1(6-13 13-13 10-4)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승리로 배준서는 지난 6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당시 그는 결승에 진출했지만,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기권하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경기 초반 흐름은 김종명이 가져왔다. 배준서는 1라운드 초반 연속 6점을 내주며 밀렸다. 뒤늦게 추격에 나섰으나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하고 첫 라운드를 내줬다.
2라운드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라운드 내내 주도권을 잡지 못한 배준서는 종료 22초 전 7-12로 벼랑 끝에 몰렸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반전이 시작됐다. 연이어 5점을 몰아친 그는 종료 5초를 남기고 13-12 뒤집기에 성공했다. 종료 직전 반칙으로 1점을 내줘 13-13 동점이 됐으나 기술 우위로 라운드를 따냈다.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배준서는 3라운드 초반 7-0까지 점수를 벌렸다. 이후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번 금메달로 배준서는 세계 정상권 재도약에 나섰다. 그는 2019 맨체스터 세계선수권 남자 54㎏급과 2023 바쿠 세계선수권 남자 58㎏급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2024 파리올림픽 무대는 밟지 못했다. 내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권을 획득한 배준서는 오는 10월 우시 세계선수권에서 세 번째 타이틀에 도전한다.
다른 체급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꾸준한 메달 수확이 이어졌다. 전날 정우혁(한국체대)과 송다빈(울산광역시체육회)이 남자 68㎏급과 여자 +67㎏급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8일에는 이예지(인천광역시동구청)가 여자 49㎏급에서, 강재권(삼성에스원)이 남자 80㎏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