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도로’ 타고 400m 날린 신다인, KG레이디스 오픈서 유현조 꺾고 생애 첫 우승

입력 2025-08-31 17:28 수정 2025-08-31 17:46
3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KLPGA투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생애 첫승을 거둔 신다인. KLPGA

국가대표 출신 신다인(24)이 ‘스타 등용문’ KG 레이디스오픈(총상금 10억원)의 7번째 신데렐라로 이름을 남겼다.

신다인은 3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KLPGA투어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10억 원)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신다인은 유현조(20·삼천리)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 생애 첫 승을 거두었다.

신다인의 우승으로 이 대회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작년 제외) 7명의 생애 첫 우승자를 배출하는 스타 등용문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지난해에는 배소현(32·메디힐)이 우승하며 연속 생애 첫 승 기록이 깨졌다.

2016년 국가대표 출신인 신다인은 2020년 프로 전향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0년 점프투어(3부)에서 한 차례 우승한 것이 프로 무대에서 거둔 유일한 우승이었다.

2부인 드림투어를 거쳐 지난해부터 정규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다인은 이 대회 전까지 치른 47개 대회에서 ‘톱10’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최고 성적은 올해 KLPGA 챔피언십과 하이원리조트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4위였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자신이 그동안 획득한 상금(8008만1667원)의 2배가 훌쩍 넘은 1억8000만원의 거금을 손에 넣었다. 또한 향후 2년간 1부 투어서 안정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시드도 획득했다.

천신만고 끝에 거둔 우승이었다. 3타 차 단독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신다인은 17번 홀(파4)까지 보기와 버디를 2개씩 주고받아 타수를 줄이지 못해 위기를 자초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한빛나(26)와 유현조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 2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신다인도 18번 홀에서 버디를 성공시켜 연장전에 합류했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파에 그친 한빛나가 먼저 탈락했다. 신다인은 티샷이 카트 도로를 타고 굴러 400m 지점 러프에 멈춰서는 행운이 따랐다. 핀까지 68m 지점에서 2m가량 붙여 이글 기회를 잡았으나 버디에 그쳤다. 유현조도 버디를 성공시켜 승부는 연장 2차전으로 넘어갔다.

연장 2차전에서 신다인의 5m 버디 퍼트가 성공한 반면 유현조의 4.5m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피를 말리는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다인은 “연장 1차전에서 티샷이 카트 도로를 타면서 이글 기회로 이어지는 행운이 있었는데 그걸 살리지 못해 ‘우승은 내 것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하늘에서 우승을 내려줘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생애 첫 우승의 영광을 온전히 아빠에게로 돌렸다. 신다인은 “스윙이 안 잡혀서 어려울 때 아빠가 ‘둘이 해보자’고 해서 그동안 아빠와 둘이서 스윙을 만들어왔다”며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컸을 아빠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신다인은 향후 목표에 대해 “마흔 살을 넘어서까지 누구보다 오래오래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