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은행이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외국인 비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원화 집금·해외 일괄 송금 모델을 선보였다. 단순한 송금 편의를 넘어 근로자와 농어촌 지역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금융 구조다.
부산은행은 지난 29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라오스개발은행과 ‘라오스 계절근로자 집금 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한국 농어촌 지역에서 일하는 라오스 계절근로자들이 매달 급여 일부를 본국으로 송금할 때 발생하던 높은 수수료와 번거로운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근로자들은 부산은행이 운영하는 라오스 개발은행 계좌에 예치금을 모아두고, 이를 현지로 일괄 송금받는다. 공동구매 방식과 비슷한 구조로, 송금 수수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금 과정은 라오스 정부 규정을 준수하고 공식 금융망을 활용해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한다. 부산은행은 근로자의 안정적인 근로 생활을 위해 단체 상해보험 가입도 지원, 농어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으로 라오스 근로자들은 더욱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국내 농어촌 지역은 소득 역외 유출을 줄이고 내수 소비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순한 금융 서비스가 지역 사회와 글로벌 노동 시장을 연결하는 공익적 성격을 띠게 된 셈이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이번 협약은 금융 제휴를 넘어 양국 모두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공익적 글로벌 금융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라오스 개발은행과 협력해 공동 발전에 기여하고, 새로운 혁신 금융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