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 일대가 전례 없는 최악의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활용수의 90% 가까이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5%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농업용수 공급도 중단됐다.
31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9%로, 전날 15.3%에서 0.4% 포인트 떨어졌다. 저수지가 서서히 바닥을 보이자 시는 전날부터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을 중단했다.
시는 당초 ‘3일 공급, 7일 단수’ 방식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해 왔기에 전날부터는 공급을 재개해야 했다. 하지만 저수율이 15% 선마저 무너지자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 강릉에는 오봉저수지 외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 10곳이 더 있다.
앞서 시는 지난 20일 저수율이 25% 이하로 떨어지자, 아파트를 포함한 5만3485가구의 수도 계량기를 50% 잠그는 제한 급수를 시행했다. 그러나 저수율이 15% 아래로 더 떨어지면서 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3단계 제한 급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정부는 강릉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이는 자연 재난으로는 처음이다. 오봉저수지를 둘러본 이재명 대통령은 장단기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