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정도면 괜찮은 아빠라는 착각… ‘여기’서 44만명 변했다”

입력 2025-08-31 06:00 수정 2025-08-31 06:00
두란노아버지학교 수료자들이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온누리교회에서 열린 '파더 블레싱'에 참여해 추억의 딱지치기를 하고 있다. 두란노아버지학교 제공

가장은 밖에 나가 돈만 잘 벌어오면 되는 줄 알던 시대가 있었다. 이들에게 좋은 아빠, 자상한 남편이 되는 법을 가르쳤다. 1997년 말, IMF 외환위기로 남성들이 직장을 잃고 좌절했을 때도 있었다. 이들을 위로하고 회복의 길을 제시했다.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가정’을 목표로 달려온 두란노아버지학교(이사장 최성완)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아버지학교는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서 ‘파더 블레싱’을 열고 지난 여정을 돌아보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95년 두란노서원에서 시작한 아버지학교는 5주간 ‘아버지의 영향력’ ‘아버지의 남성’ ‘아버지의 영성’ ‘아버지의 사명’ ‘아버지와 가정’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조별 나눔, 과제, 세족식 등을 거치면서 서로의 아픔을 털어놓고 스스로와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다. 현재 국내 74개 지부가 있으며 해외 78개 국가로 뻗어 나가 지금까지 44만여명이 수료했다.

김성묵 두란노아버지학교 고문이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온누리교회에서 열린 '파더 블레싱'에서 지난 역사를 회고하고 있다. 두란노아버지학교 제공


하용조 목사와 함께 아버지학교를 설립한 김성묵 고문은 “아버지학교는 교회를 넘어 군부대 학교 교도소 기업체 관공서 사회단체로 확산했으며 성인을 넘어 청소년에게까지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학교는 대표적인 평신도 운동이기도 하다. 변화된 수료자가 봉사자 더 나아가 강사로 섬기면서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 2010년 아버지학교를 수료하고 꾸준히 봉사자로 섬기는 허희수 집사(57·아현장로교회)는 “‘나 정도면 훌륭한 아빠고 남편’이라는 생각이 아버지학교 첫날 깨졌다”며 “아버지학교 수료 후 유효기간이 3개월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봉사를 하면서 자신을 꾸준히 돌아보며 더 아름다운 가정을 세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란노아버지학교 수료자들이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온누리교회에서 열린 '파더 블레싱'에서 율동을 하며 찬양하고 있다.


파더 블레싱은 수료자와 봉사자,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축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이날 6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다. ‘가족과 함께 아버지학교 체험하기’ ‘아빠는 12살-추억의 라떼 놀이’ 등의 사전행사가 펼쳐졌으며 본행사에서는 감사를 주제로 지난 발자취를 돌아봤다. 27개국에서 온 200여명의 해외 수료자를 비롯해 1500여명이 참석했다.

두란노아버지학교 수료자들이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온누리교회에서 열린 '파더 블레싱'에서 리마인드 순결 서약식을 마치고 아내를 껴안고 있다. 두란노아버지학교 제공


참석자들은 리마인드 순결 서약식을 진행하며 아내를 사랑하고 자녀들에게 모범이 되는 삶을 살 것을 다짐했다. 또 아버지 됨의 기쁨을 찾고 누리며 존경받는 어른으로 살아가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최성완 두란노아버지학교 이사장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온누리교회에서 열린 '파더 블레싱'에서 향후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두란노아버지학교 제공


최성완 이사장은 “지난 30년간 아버지학교가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따른 아버지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힘써왔다면 앞으로는 자녀세대와 세상을 향한 아버지의 선한 영향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가정 회복의 소명을 가지고 세상 모든 아버지가 행복한 가정을 바로 세우는 복된 길로 걸어가자”고 당부했다.

해외 두란노아버지학교 봉사자들이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온누리교회에서 열린 '파더 블레싱'에서 행사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두란노아버지학교 제공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