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구매자에게 “나한테 마약을 산 게 아니라고 하라”며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하게 한 마약 판매범이 결국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남준우)는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A씨는 2019년 12월 의정부에서 B씨에게 필로폰을 팔았다. 그 대가로 현금 30만원을 받았다. 이후 B씨는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적발돼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B씨에게 마약을 판 사실이 들통나 기소된 A씨는 불구속기소 돼 재판받게 됐다. 이때 재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지인을 통해 당시 수감생활 중이던 B씨에게 위증을 교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에게 “재판에 출석해서 필로폰을 산 사실은 있으나 판 사람은 내(A씨)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만난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달라”고 요구했다.
B씨가 “이미 수사기관에 조사받을 때 판 사람이 너(A씨)라고 밝혔다”는 입장을 전해왔으나 A씨는 “그때는 약에 취해 있었고 평소 내(A씨)가 마약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다고 번복하라”고 거듭 지시했다.
이후 B씨는 이 부탁을 받아들여 2023년 5월 의정부지법에서 A씨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고 “당시 솔직히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형사 이야기를 듣고 그냥 (A씨에게서) 마약을 샀다고 말했다”고 거짓으로 증언했다.
검찰과 재판장이 잇달아 “확실히 A씨에게 산 것은 아니냐?”고 물었으나 B씨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후 수사 결과 A씨가 위증을 교사한 구체적 정황과 장소, 구체적 대화 내용까지 드러났고 이들은 위증과 위증교사죄로 기소됐다.
그 결과 A씨는 마약 판매로 선고된 벌금형과는 별개로 더 무거운 징역 10개월을 살게 됐다. 거짓 증언을 한 B씨 역시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위증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려주며 위증을 교사하고 이후에 형이 선고되자 오히려 위증을 부탁한 상대에게 책임을 지라는 취지로 말하기까지 한 점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