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생회복 소비쿠폰 재원 마련을 위해 지방채 발행에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만든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29일 서울시의회 제332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윤영희 의원(국민의힘·비례)의 소비쿠폰 관련 질의에 “소비쿠폰을 위해 채권을 발행한다, 빚을 낸다 하면 누가 들어도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서 서울시는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국고 보조율 75%(타 시도 90%)가 적용된다. 1차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시비 부담은 3500억원으로, 시는 이를 마련하기 위해 같은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소비쿠폰 비용 마련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려면 지방재정법을 개정해서 명분을 마련해야 된다. 확인해보니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를 이제 통과한 단계고 국회에서 9월 말에 본회의 통과를 예정하고 있다고 한다”며 “당장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보니 법 개정 작업은 그대로 하면서 투 트랙으로 지방채를 발행하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말한 편법은 지방채를 발행해서 재난관리기금에 집어넣고, 재난관리기금에 들어가 있는 것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돌린 다음 빼서 쓰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해당 방법을 행정안전부가 감사원 컨설팅을 통해 알려왔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지방채를 내서 재원 마련을 하라고 하는 건 지자체장의 재정운영 철학을 짓밟는 것”이라며 “과연 이런 편법을 동원해서까지 소비쿠폰을 발행해서 뿌려야 되는가. 집권 초 선심성 정책을 위해 재난관리기금을 그 우회 통로로 쓰는 게 과연 국민적 공감대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소비쿠폰 추진 과정에서 지자체와 협의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 부양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일단 이런 부담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것은 매우 잘못된 행태”라며 “더군다나 지자체에 부담을 떠넘기려면 사전에 상의를 했었어야 하는데 아주 일방적인 통보였다. 이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