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특검의 정치 수사를 주장하면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28일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실로 부당한 정치 표적 수사이다. 그럼에도 저는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 과거에도 내려놓았듯, 이번에도 스스로 포기하겠다”고 적었다.
권 의원은 이어 “저는 (전날 조사에서) 당당히 해명했고 공여자들과의 대질 조사까지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특검은 충분한 자료 검토도 대질 신문도 생략한 채 ‘묻지마 구속영장’을 졸속 청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권 때도 같은 방식으로 저를 기소했지만 결국 대법원 무죄 판결로 결백을 입증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 관련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당시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고 스스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았었다.
권 의원은 “국회의장과 양당 지도부에 공식 요청한다”며 “특히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에 호소한다. 우리는 민주당과 다르다는 점을 국민께 분명히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불체포특권을 가진 현직 국회의원인 만큼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다.
그러나 권 의원이 이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날 오후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27일 권 의원을 소환해 약 13시간에 걸쳐 조사한 지 하루 만에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권 의원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통일교 행사 지원 등을 요청받으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과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윤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을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 역시 들여다보고 있다.
아울러 권 의원이 대선과 총선 등에서 통일교 측의 조직적인 지원을 받는 대가로 교단 현안이나 교계 인사의 공직 천거 등에 도움을 준 게 아닌지도 의심하고 있다.
권 의원은 전날 특검팀에 출석하며 “특검 측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저는 결백하다. 그렇기 때문에 당당하다”고 밝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