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전도를 ‘세일즈’로 생각하고 지역 현장에 맞춘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총회장 안성우 목사)가 28일 경기도 고양 로고스교회(안성우 목사)에서 개최한 전도박람회에서는 참석자들이 교회 강점을 계발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알릴 방안을 모색했다.
KT 부사장을 역임한 조서환 장로(에이맨에이 대표)가 강사로 나섰다. 조 장로는 “물건을 팔든 교회를 소개하든, 생각을 묶어두지 말고 ‘안 되는 것은 없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용품회사 애경에서 ‘하나로 샴푸’ ‘2080치약’ 등을 탄생시킨 마케팅 전문가다.
조 장로는 “주방세제를 만들던 애경이 화장품을 만들려고 할 때 ‘트리오 냄새나는 회사가 무슨 화장품이냐’는 말을 들었다”며 “애경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프랑스 패션 잡지 ‘마리 끌레르’를 빌려오는 고급화 전략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모든 회사가 ‘주름이 없어진다’ ‘얼굴이 하얘진다’ 등 화장하는 것을 강조할 때 우리는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문구를 통해 클렌징에 차별점을 뒀다”며 “약점은 극복해도 2등이지만 강점을 살리면 1등이 된다. 다른 교회와 어떤 부분에서 차별점을 두고 역발상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현 부광감리교회 목사는 자신이 경험한 부흥을 이야기하며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있는 지역의 필요를 파악해야 한다”며 “나는 다소 소외된 동네에서는 아이들과 해외 탐방을 가는 등 아동 위주의 사역을 했고 노령화된 지역에서는 고급화된 노인학교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대별 맞춤 전도 전략도 중요하다며 “80년대생 이후 여성들은 대학을 졸업한 지성인이면서 제도는 거부하고 남녀평등을 중요시 생각한다”면서 “이들에게 안내나 식당 봉사를 맡기지 말고 새신자 환영과 디자인 등 중요 역할을 맡기며 격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박람회는 기성 총회 새 회기 주력 사업으로 교단 교회에 전도 열풍을 일으키기 위해 마련됐다. 손성기(새빛교회) 박창흥(예수비전교회) 최현(일산증가교회) 목사의 선택 강의 후에는 전도 모범 교회와 전문 단체 20여개가 부스를 설치해 실질적인 전도 방안도 함께 나눴다.
이날 250여개 교회에서 400여명이 참석했으며 기성은 참석한 모든 교회에 커피포트·의자·소형 음향장비 등이 갖춰진 ‘전도 마차’를 전달할 예정이다. 또 연간 경상비 1억원 미만인 교회에는 전도 용품을 지원하는 등 작은 교회 부흥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
안성우 총회장은 “전도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한국교회 수고를 보며 주님의 마음을 알게 된다”며 “전도박람회가 참석자들이 전도의 열정을 회복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은혜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양=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