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풍운아’ 허인회 “은퇴를 고려했을 정도로 힘든 시간 보냈다. 2승 목표로 하겠다”

입력 2025-08-28 15:35
28일 경기도 광주시 강남300cc에서 열린 K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을 통해 시즌 데뷔전을 치른 허인회가 14번 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KPGA

28일 경기도 광주시 강남300cc에서 열린 K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 출전한 허인회가 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KPGA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풍운아’ 허인회(38·금강주택)가 금지 약물 복용으로 인한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소회를 밝혔다.

허인회는 28일 경기도 광주시 강남300CC(파70)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총상금 7억 원)을 통해 올 시즌 늦은 데뷔전을 치렀다.

허인회는 지난 5월 개인 SNS를 통해 금지 약물 복용에 따른 출전 정지 징계 사실을 처음 알렸다. 급성 통풍 질환으로 간간히 복용했던 ‘트라마돌’이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

트라마돌은 작년부터 ‘경기 기간 중에 복용하면 안되는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그 사실을 허인회 본인은 물론 담당 의사도 인지하지 못해 아무 생각없이 복용해 출전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다만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질병 치료가 목적이어었다는 점을 감안해 출전 정지 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감경하므로써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대회 첫날 허인회는 버디는 2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를 범해 3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허인회는 “오랜만에 팬들을 뵙게 돼 너무 반가웠다. 팬들께 감사드린다”라며 “대회에 못 나왔었던 기간 못했던 만큼 남은 하반기 대회 2배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랜만의 대회 출전으로 경기 감각이 무뎌져서인지 1라운드는 부진했다. 그는 “아직 경기 감이 안 올라온 것 같다. 연습을 8개월 정도 못했다”며 “하지만 골프가 하루 아침에 잘될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감을 끌어올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번 대회는 우선 예선 통과가 목표다”고 했다.

그는 징계 기간 동안 약 8개월간 연습을 하지 못했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물어 보는 것도 많고 심리적으로 힘든 게 이유였다. 그래서 집에만 틀어 박혀 가족들과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렇게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골프채를 다시 잡기 시작했다.

허인회는 “출전 정지 기간이 끝나고 DP월드투어 덴마크 골프 챔피언십 출전 전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엔 이렇게까지 못칠 줄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골프를 제대로 치지 못한 경우는 있었지만 6개월간 아예 골프채를 잡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했다.

덴마크 골프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은 했지만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는 “충격적인 컷 탈락이었지만 좋은 자극이 된 것 같다”며 “다녀온 후에는 연습을 계속 했다. 오늘은 샷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전반적으로 안 풀린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마지막 홀 더블 보기가 아쉽다”고 대회 첫날 라운드에 대한 평가를 했다.

도핑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을 당시 심경도 토로했다. 허인회는 “‘은퇴를 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절망적이었다. 한 3개월정도 이겨낼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라며 “스폰서를 비롯한 주변 많은 분들의 응원과 가족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징계로 선수로서 큰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골프라는 스포츠가 도핑이랑 관계가 없다고 가볍게 여기지 않았나 생각했던 것 같다”며 “나를 비롯한모든 선수들이 조금 더 경각심을 갖고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허인회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하반기에 예정돼 있는 9개 대회에 모두 출전해 2승 정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오늘 라운드는 한 2~3년 정도를 쉬고 다시 출전한 느낌이다.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 큰 것 같고 긴장했다는 말보다는 부담이 많이 됐던 것 같다”라며 “남은 대회에서는 욕심을 좀 내보려고 한다. 전반기 대회를 못 나왔기 때문에 스스로 욕심을 내야 할 것 같다. 빨리 감을 끌어 올려 2승 정도 하고 싶다”는 바램을 밝혔다.

광주(경기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