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도심 속 자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가로수의 지속 가능한 조성·관리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제주에서 마련된다.
제주도와 국민일보·뉴시스 제주본부는 내달 5~6일 제주썬호텔과 한라생태숲 광장에서 제2회 나무포럼을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주관하고, 산림청과 한국산지보전협회가 후원한다.
제2회 나무포럼은 지난해 ‘도시숲’에 이어 올해 ‘가로수’를 주제로 열린다. 포럼은 첫날인 5일 오전 10시 제주썬호텔 대회의장에서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의 ‘도시 나무 이야기’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문을 연다.
이어 ‘가로수, 환경과 문화를 품다’ ‘기후위기 시대, 가로수 관리 전략’ ‘도시계획과 가로수’ ‘시민과 함께 가꾸는 제주 가로수의 미래’ 등 4개 세션에 모두 12명의 전문가와 실무자들이 발표와 종합 토론을 진행한다.
가로수의 역사에서부터 가로수의 다양한 환경적 가치, 기후 변화에 따라 새롭게 대두되는 해충, 가로수를 활용한 보행환경 개선까지 가로수에 관한 여러 정보와 영감을 나눌 수 있다.
포럼에서 제기되는 전문가 조언과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은 제주도가 수립 중인 ‘제주형 가로수 조성·관리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수 있다. 도는 지난달 관련 용역에 착수해 내년 1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폭염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로수를 활용해 도시의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방안에 관심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포럼에선 포켓세션으로 ‘세미 맹그로브숲’에 대한 발표도 들을 수 있다. 맹그로브는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해안이나 강 하구의 염분이 많은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을 말한다. 일반 숲보다 탄소를 많이 저장한다. 제주에는 황근과 갯대추나무 등의 염생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제주도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세미 맹그로브숲 조성사업을 자생지 주변 마을 주민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둘째 날인 6일에는 한라생태숲 광장에서 가족 단위로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식물치유 프로그램’에서는 로즈마리·세이지·오데코롱·레몬밤 등 다양한 허브 식물로 스머지 스틱이나 삽목 화분을 만든다. 스머지 스틱은 인디언들이 의식을 치르거나 축복을 내릴 때 불에 태워 향을 피우는 말린 허브 스틱이다.
‘곤충교실’에서는 제주지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곤충을 관찰하고 이들의 생태적 특징을 배울 수 있다. 지난해에는 제주에 사는 곤충 30여종을 직접 관찰했다.
‘제주 가로수 보드게임’은 주요 가로수 38종이 그려진 그림 카드의 짝을 맞추는 게임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다. 2부 행사는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제주국제대학교 환승 주차장에서 한라생태숲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나무포럼을 통해 가로수가 도시 환경에 기여하는 공익적 가치를 알고, 기후위기 시대 지속 가능한 도시녹지 정책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