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해 집값 인상 기대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금리 정책을 하는 이유는 정책 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7~8월 집값이 올라가는 상황이 될 때 우리가(한은이) 유동성을 더 줌으로써 집값 분위기를 더 올리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거시안정정책이나 6·27 대책 등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주기 위해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조금 잡아주는 것이지, 금리 정책으로 집값을 잡으려는 것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2.50% 동결을 발표했다.
한은은 이날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 전망과 같은 수치다. 이 총재는 “상반기에는 낮은 성장률이 유지되다가 하반기에는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성장률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대 금리를 염두에 두어야 하느냐는 말씀은 최종금리에 대한 질문인데 그에 대해 지금 말하기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인하 기조하에 그 시기와 정도는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인 0.9%로 올려 잡았다. 이 총재는 “2차 추경과 소비 심리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 등이 예상보다 커진 것이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정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반도체 경기 호조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자동차 수출 등도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수출 측면에서도 0.2%포인트 정도 높이는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