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행사에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게 되면서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최고위급 인사 접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이 지난 2018년 문재인정부 당시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서 만난 과거 인연도 재조명되고 있다.
의장실 관계자는 28일 “현재로서는 북한과의 접촉 가능성을 포함해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우 의장이 김 위원장과 만찬장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기 때문에 동선이 겹친다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연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우 의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판문점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했었다. 당시 판문점 선언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 등 북한 주요 인사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가 이뤄졌다.
우 의장은 당시 페이스북에 ‘김정은 위원장과 시원하게 한잔 했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글을 올렸다. 만찬장에서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었다. 우 원내대표는 내외가 모두 실향민이다.
김 위원장을 만나 “제 아버지 고향은 황해도이고, 그곳에 저의 누님이 두 분 계신다. 어머니는 102세인데 누님들을 보고자 기다리고 계신다”, “제 아내도 함경도 단천인데 이산가족의 아픔이 있다”고 말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밝혔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 아픔을 달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우 의장이 김 위원장에게 “오늘의 이 만남과 선언이 너무 감격스럽다. 그렇기에 절대로 후퇴하지 말고 큰길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힘껏 함께 노력하자”고 답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문배주를 ‘원샷’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연내 종전 선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 설치’ ‘이산가족 상봉’ 등에 합의했다. 또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한다’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명시했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