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도 투자된다” 비단, RWA 결제 실험 나선다

입력 2025-08-28 14:07
홍성훈 제이엠커피그룹 의장(왼쪽부터), 김상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 대표, 박철웅 포커스에이아이 대표가 28일 ‘커피원두’ 디지털 거래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사진=비단 제공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 이하 비단)가 커피 원두를 기초 자산으로 한 디지털 교환권 발행에 나선다. 그동안 선물거래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었던 커피 원두 투자가 개인 투자자에게까지 문턱을 낮추고, 오프라인 결제까지 연결되는 ‘실물자산(RWA) 투자 대중화’ 실험이 본격화된다.

비단은 28일 제이엠커피그룹, 포커스에이아이와 함께 커피 원두를 기반으로 한 실물자산 거래·결제 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커피 원두와 교환 가능한 디지털 교환권을 발행하고 이를 결제에 활용하는 개념증명(Proof of Concept·PoC)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3사는 협약을 통해 ▲커피 원두 디지털 교환권 발행 및 유동성 관리 ▲비단 플랫폼을 통한 교환권 매매 지원 ▲교환권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 구축 ▲부산 지역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결제 PoC 추진 ▲기술·서비스 운영 노하우 공유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으로 개인 투자자도 실물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기존에는 선물거래 등에 의존해야 했지만, 이제는 일상생활 속 소비와 결합한 결제까지 가능해지면서 투자 접근성과 활용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 관심을 끌 배경에는 꾸준히 오르는 커피값이 있다. 미국 뉴욕국제선물거래소(ICE)에 따르면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 가격은 최근 1년간 파운드(0.45㎏)당 247.89센트에서 377.17센트로 52.2% 상승했다. 최근 5년 기준으로는 185.5% 올라 약 3배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협약에 참여하는 제이엠커피그룹은 부산 본사 커피 전문 기업으로, 국내 최대 규모 스페셜티 원두 로스팅 공장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컴포즈 커피’를 필리핀 대형 식품기업 졸리비 푸즈(Jollibee Foods)에 3억4000만 달러(약 4740억 원)에 매각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포커스에이아이는 AI 물리보안 설루션과 결제 시스템 개발 기업으로,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 카드·간편결제·QR결제를 지원하는 모바일 결제 단말기(소프트 POS)를 공급한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비단은 두 회사와 협력해 디지털 교환권 발행과 거래 지원, 안전한 보관·거래 환경 제공,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과의 연동을 맡는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부산시가 추진하는 ‘타깃 2026 블록체인 시티 부산’ 구현에도 이바지한다는 구상이다.

김상민 비단 대표는 “디지털화한 실물자산 투자를 통해 소수만 누리던 높은 수익률을 다수의 개인이 공유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커피에서 시작해 카카오, 원유 등 다양한 실물자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넓혀 누구나 쉽고 편하게 접근할 기회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단은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 민간 자본 100%로 설립한 디지털자산 거래소다. 금·은 등 7종 귀금속 실물자산을 블록체인으로 디지털화해 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플랫폼을 운영 중이며, 최근 캄보디아 증권감독위원회(SERC)와 블록체인 도시 모델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