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대 리더십 교체… “모든 것이 은혜”

입력 2025-08-28 12:04
장종현 백석대 제7대 총장이 28일 충남 천안 백석대 백석홀에서 이임사를 전하고 있다.

“백석학원을 세운 것은 제힘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28일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 백석홀에서 열린 총장 이·취임식에서 장종현 백석대 총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7대 총장직을 내려놓은 그는 설립자로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새로운 세대에 학교를 맡겼다.

장 총장은 지난 반세기 가까이 ‘개혁주의 생명신학’을 기치로 대학을 일궈왔다. 이임사에서 그는 “백석은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기관이 아니라 예수 생명의 공동체”라며 “이름만 기독교대학이 아니라 철저히 성경 위에 선 대학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장이 누구냐보다 정체성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은 생애는 말씀과 기도로 학교의 설립 정신을 더욱 굳게 하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이임사는 회고와 당부가 교차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감사가 더 많았습니다. 고비마다 하나님이 함께해주셨기에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계산하지 말고 순종하시길 바란다”며 “그것이 우리 대학의 경쟁력”이라고 후임 총장과 교직원들을 향해 당부했다.

송기신(오른쪽) 제8대 백석대 총장이 28일 충남 천안 백석대 백석홀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김연희 백석대 이사장으로부터 취임패를 전달 받고 있다.

제8대 총장으로 취임한 송기신 교수는 대학을 둘러싼 위기를 짚었다. 그는 “저출산과 AI 확산으로 대학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끝까지 책임지는 교육으로 백석의 백년대계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학생 돌봄, AI 기반 개인화 교육, 지역 연계 혁신, 평생·글로벌 교육 확대, 빅데이터 기반 운영 개혁을 다섯 가지 비전으로 제시했다.

송 총장은 서강대와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SK텔레콤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백석대 교수로 부임해 기획실장, 부총장 등을 거쳤으며, 백석문화대 9대 총장을 지냈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컨설팅위원, 충남지역혁신협의회 위원 등 대외 활동도 이어온 행정가다.

이경직(오른쪽) 백석문화대 신임 총장이 28일 충남 천안 백석대 백석홀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백석문화대 10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경직 교수는 학원복음화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백석학원의 존재 이유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라는 파도 앞에서도 융합형 전공 개편과 평생학습 체계를 통해 혁신 전문직업 교육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과 함께 숨 쉬는 대학”을 내세우며 충남 RISE 체계에 발맞춘 지역 맞춤형 인재 양성과 평생교육 비전을 내놨다.

김연희 백석대학교 이사장은 이취임 감사예배 설교에서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요 15:4)를 본문으로 장 총장의 길을 회고했다. 김 이사장은 “49년간 무릎으로 기도하며 백석을 세운 설립자의 정신을 새 총장들이 이어받아야 한다”며 “예수 안에 거할 때 길과 빛과 생명이 주어진다. 무릎 꿇고 기도하며 학교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