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판단해 행동까지 하는 로봇…‘로봇 두뇌’가 여는 미래

입력 2025-08-29 12:00
장형진 영국 버밍엄대 교수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에서 ‘인간 중심의 로봇 조작’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빈(오스트리아)=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이 실제 세계에서 움직이고 추론하는 피지컬 AI 시대에 들어섰다”며 “로봇의 챗GPT 모멘트(순간)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선언으로 피지컬 AI라는 개념이 대중적으로 인식됐지만, 학계에서는 이미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 등을 통해 현실 세계에서 구동되는 것을 뜻한다.

장형진 영국 버밍엄대 교수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에서 열린 한-유럽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5)에서 ‘인간 중심의 로봇 조작’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장 교수는 로봇에 지능을 탑재하는 ‘로봇 두뇌’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로봇을 제어하는 알고리즘이 로봇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면, 이제는 점점 더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요즘 사람들이 챗GPT로 AI와 자유롭게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어로 로봇을 움직이게 해 로봇과 사람을 바로 연결하는 기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로봇은 특정한 명령을 로봇이 수행하는 식으로 작동된다. 물리적으로 로봇이 섬세한 작업을 하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국내 기업 위로보틱스가 지난 18일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알렉스(ALLEX)’가 대표적이다. 알렉스는 사람 손처럼 10개의 손가락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데다가, 핀셋으로 부품을 들어 올리는 등 섬세한 작업까지 수행한다. 앞으로 과제는 로봇의 섬세한 움직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장형진 영국 버밍엄대 교수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에서 ‘인간 중심의 로봇 조작’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빈(오스트리아)=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장 교수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로봇을 잘 만드는 것과 로봇을 제대로 제어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궁극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율적으로 작동하게 하려면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서 상황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 두뇌를 연구하는 영역에서는 엔비디아와도 협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람의 시선을 추적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를 엔비디아와 함께 진행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KC를 찾은 장 교수는 한국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정부의 파격적 지원으로 AI 선도 국가가 된 것처럼, 한국도 인적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한국은 위로보틱스 같은 기업도 그렇고, 학교에서 연구하는 학생들을 봐도 세계적으로 손색없는 수준”이라며 “다만 한국 내 시장이 작아서 인재들이 글로벌 빅테크에 버금가는 환경에서 일하기 어려운 점은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협력이 좀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그런 기회가 많이 열린다면 한국도 로봇과 AI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빈(오스트리아)=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