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사 소환 조사…“경부선 무궁화열차 사고 원인 밝혀질까?”

입력 2025-08-27 22:48
지난 19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경찰과 소방, 코레일 등 관계자들이 사고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7명의 사상자를 낸 ‘경부선 무궁화열차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이 27일 사고 열차 기관사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첫 소환해 6시간가량 조사를 벌였다.

이번 사고 핵심 관계자인 A씨가 경찰에 출석한 것은 사고 발생 8일만이며 지금까지 그는 변호사 선임 등을 이유로 수사에 응하지 않았다.

경북경찰청 경부선 열차 사고 전담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쯤 A씨를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 사무실로 불러 오후 3시까지 6시간가량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사고 당일 풀숲이 우거진 커브 구간을 지나면서 선로 주변 근로자들을 인지했는지, 제동 장치 조작이나 경적 사용 등 전반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열차 운행 전 또는 운행 중 사고 구간에서 상례 작업(열차 운행 중 시행하는 선로 유지보수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라는 사실을 역 관계자 등으로부터 통보받았는지 여부도 조사했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측은 “상례 작업은 선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작업이기 때문에 사전에 기관사에게 알리지 않고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사고 발생 전 기관사와 사고 구간을 담당하는 남성현역, 청도역 관계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무전 교신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철도안전법에 따르면 역 관제사는 열차 운행 구간에 공사나 변경 내용 등이 있으면 기관사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며 “A씨뿐만 아니라 사고 구간 담당 역 관계자 등도 조사해 법 위반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가 사고 구간에서 상례 작업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는 수사 중인 내용이라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오전 10시50분쯤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선로 근처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시설물 안전 점검을 위해 이동 중이던 코레일 직원 1명과 하청업체 근로자 6명을 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하청업체 근로자 2명이 숨지고 나머지 5명이 다쳤다.

숨지거나 부상한 하청업체 근로자 6명 가운데 2명은 당초 해당 업체가 작성한 작업계획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인원으로 드러났다.

사고 발생 후 경찰은 남성현역 역장 등 코레일 관계자들을 상대로 작업 지휘 과정, 열차 운행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했다. 또 현장 조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열차 경보장치 작동 여부 등도 분석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주 안으로 사고 관련 주요 관계자 조사를 마무리한 뒤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